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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러시아를 덮친 백색 공포, 스킨헤드
지난 7일, 러시아에서 한국의 유학생이 괴한의 칼을 맞고 중태에 빠졌다. 지난 2월, 역시 괴한의 습격을 받은 한인유학생은 결국 사망했다. 최근 러시아에서 갑작스레 줄을 잇는 한국인들에 대한 테러들. 러시아 경찰은 이것이 극우 민족주의자인 ‘스킨헤드’들의 소행이라 추정했다. 러시아의 유색인종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이름, ‘러시아의 KKK’로 불리는 스킨헤드의 실체를 가 취재했다.
러시아의 청년들, 유색인종을 습격하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취재진은 현지교포로부터 최근 사건 피해자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칼에 목 부분을 찔려 출혈이 심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거의 회복된 상태입니다”. 영화 ‘스크림’에 나오는 기괴한 마스크를 뒤집어썼던 범인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민머리만 봐도 섬뜩합니다” “백주대낮에 그런 일이 생기다니, 너무 끔찍해요” 전부터 과격한 민족주의자들이 존재하는 건 알았지만 최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공격이 잦아졌다고 입을 모은 현지 한인들. 놀랍게도, 이들 대다수가 한차례 이상의 충격적인 피해경험을 취재진에게 털어놓았다. “전철을 탔는데 주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살펴봤더니 온몸에 소변같은 액체가 묻어 있었어요” “귀가하는 길에 갑자기 러시아 남자애들이 달려들어 마구 때렸어요. 낭떠러지로 굴러서 간신히 피했죠” 심지어 일부는 납치를 당할 뻔하기도 했다고. 한인들 뿐만 아니라, 슬라브계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들 모두가 같은 처지에 놓여있었다. 대체 왜 이런 무서운 일들이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진지하게 귀국을 고민하고 있다는 많은 교포들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흉폭해지는 스킨헤드의 범죄, 방관하는 정부
이러한 테러들의 배후에는 ‘스킨헤드(skin head; 머리를 짧게 밀어 붙여진 이름)’라 불리는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있다. ‘네오나치’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러시아 전역에만 벌써 그 수가 10만 명이 넘는다. 폭력과 전투를 수단으로 하는 단체인 만큼 격투기 선수들 중에도 조직원이 많은데, 세계 격투기 챔피언인 효도르의 동생도 현재 이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그런데 주로 집단구타와 물건파손에 집중하던 이들의 횡포가 최근 흉기의 사용으로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해졌다. 2009년 한해에만 4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들의 공격을 받았고, 그중 60명 이상이 사망한 것. 그러나 이런 중대범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이상하리만치 미약하다. 오히려 정부나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이들의 폭력성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 취재진은 과거 열성적인 스킨헤드 조직원이었던 어느 남학생을 통해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누구누구를 손봐주라면서 돈을 주고 우리를 고용했어요. 그런 ‘용역’생활이 싫어 단체를 그만두었죠”
길을 잃은 민족주의, 폭력으로 지킬 수 있을까
스킨헤드의 횡포가 심해지자 최근 러시아에서는 그에 반대하는 반(反)파시스트 단체, 일명 ‘안티 fa(cism)’들이 늘어나 더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안티파는 처음에 스킨헤드의 폭력과 민족배타성에 대항하여 평화적인 모습으로 등장했으나, 최근 5년간 10여 명의 우두머리가 피살당하는 등 점차 스킨헤드의 표적이 되자 방어를 위해 결국 무장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 러시아의 길거리는 유색인종에 대한 테러위험과 더불어 ‘민족주의를 둘러싼 자국청년들의 혈투’라는 이상한 아이러니에 휩싸여 있었다.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고 복수가 더 큰 재앙을 부르는 악순환. 제2의 이념전쟁이 한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러시아의 위태로운 오늘을, 이번 주 에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Zoom in 둘] 몽골 대재앙! 죽음의 혹한, 조드
한파와 폭설을 동반한 대재앙 ‘조드(dzud)'가 몽골을 초토화시켰다.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한파! 최대 1미터 이상, 국토의 90퍼센트를 뒤덮은 폭설! 사상 초유의 혹한에 뼈만 앙상한 가축들의 사체가 곳곳에 쌓여 가고 있다. 그 수는, 전체 가축의 7%에 달하는 약 4백만 마리! 전체 인구 중 3분의 1이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에서, 수많은 가축들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유목민들의 좌절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불러온 죽음의 혹한 ‘조드’! 몽골을 뒤덮은 재앙의 현장을 W에서 취재했다.
“가축의 90% 이상이 죽었어요. 살아 갈 길이 막막합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눈보라를 간신히 뚫고 차로 8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몽골 중남부의 어워르항가이.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눈이 내린다는 어워르항가이는 몽골에서도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이다. 평생 유목민으로 살아왔다는 74세 맘체렝 씨는 그동안 키워온 백여 마리의 소와 염소를 잃었다. 살아남은 건, 고작 소 한 마리. “인생 말년에 전 재산인 가축의 90 % 이상이 죽었으니 살아 갈 길이 막막하고 절망스러워요.” 소의 뱃속에 있던 새끼가 태어나지도 못하고 어미와 함께 죽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도시로 나가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대지는 얼어붙고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자, 가축들은 서로의 털까지 뜯어 먹고 있는 상황! 유일한 생계수단인 가축을 잃은 유목민들은 생활비는 물론, 살아남은 가축에게 먹일 사료를 살 돈조차 없다. “유일한 돈벌이는 죽은 염소의 가죽을 벗겨 파는 것뿐이죠. 두 마리 가죽을 팔면 겨우 사료 한 봉지를 살 수 있어요.” 500마리가 넘는 염소와 양을 잃은 소소르바람씨 (41세). 가축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유목 생활을 해왔는데 더 이상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할 형편이라고 했다. “여기서 굶어죽을 수는 없으니 가축이 다 죽으면 도시로 나가야죠. 하지만 도시로 나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빈데리야 (26세)씨는 도시 빈민이 되기보다는, 가축이 몇 마리라도 살아남으면 힘들더라도 유목 생활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인간이 자연을 해친 벌을 받는 겁니다.”
사실 몽골 유목민들에게 ‘조드(dzud)’는, 그리 생소한 말이 아니다. ‘조드’는 여름철 가뭄이후에 찾아오는 극심한 겨울을 뜻하는 말. 가뭄에 의해 가축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조건에서 혹한의 겨울을 맞으면 높은 가축 폐사율로 이어지는 복합적 재난을 일컫는다. 그런데 보통 10년 주기로 찾아왔던 ‘조드’는, 지난 10년 간 무려 4번이나 발생했고 올해 들어서는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며 몽골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올해 86살인 레그체그씨에게도 올해처럼 혹독한 추위는 처음이다. “기후가 이상하게 변하고 있어요. 인간이 자연을 해쳐서 벌을 받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환경 전문가들 역시 최근의 폭설, 혹한, 가뭄 등은 마구잡이식 개발로 인한 몽골의 사막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몽골 정부는 따뜻한 6월이 올 때까지 앞으로 300만 마리의 가축들이 더 죽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날씨가 풀리면 죽은 채 방치된 가축들로 인해 유목민들이 전염병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문제들.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Zoom in 셋] 희망의 빛을 전하는 남자, 에반스 와돈고
케냐 나이로비에 사는 23세 청년 에반스 와돈고는 지금까지 1만개가 넘는 빛의 저장 공간을 만들었다. 바로 태양열 전등이다. 전기 없이 태양열 충전만으로 사용이 가능한 전등을 수년째 만들고 있지만, 정작 그의 집에서는 이 전등을 단 하나도 볼 수가 없다. 에반스의 태양열 전등은, 완성되기 전부터 이미 그 주인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10,000개의 빛. 그 많은 태양열 전등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적도의 깊은 어둠, 그 속에 사는 사람들
전체 인구 중 약 18%. 케냐에서 전기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의 수다. 수도 나이로비에서만 약 1/3 이상의 사람들은 전기가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에반스가 전등을 들고 찾아가는 곳은 바로 이런 전기 없는 마을이다. 어둠이 내리면 마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주부는 부엌일을 할 수 없고 아이는 책을 볼 수 없다. 해가 떨어진 뒤에도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그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은 장작을 때거나 등유 램프를 켜는 일. “장작 연기는 너무 매워 눈과 코가 아프고 등유는 너무 비싸 살 엄두도 나지 않아요.” 취재진에게 집 안 가득히 남아있는 그을음의 흔적을 보여주며 마을 주민이 말했다. 실제로 전기가 없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한 끼 식사 해결도 빠듯한 빈민들. 음식을 살 돈도 부족해 굶는 게 일상인 그들에게 등유는 그저 사치품일 뿐. 게다가 장작을 땔 때 나는 매캐한 연기는 금세 눈과 코를 괴롭히고, 아이들의 시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평생을 지배한 가난에 길들여졌듯, 빛이 없는 어둠에도 길들여져 버린 사람들. 이들은 그저 태양이 떠오를 내일을 기다리며 묵묵히 오늘 밤을 지내고 있다.
“이들에게 빛은 곧 생명입니다.” 에반스의 빛 프로젝트
에반스의 어린 시절, 소년 에반스를 가장 슬프게 했던 일은 바로 저무는 해를 지켜보는 일. 책과 공부를 좋아했지만 어둠 속에서는 더 이상 책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시험공부를 하지 못 해 성적이 떨어지는 일, 해가 빨리 져버려 숙제를 못 해 가는 일, 모든 것이 어린 에반스를 좌절케 했다.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이런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고 거리를 방황하게 되죠.”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 한 아이들은 성장한다 해도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계속 해서 전기가 없는 빈민가에서 생활하게 되고 그 자식들 역시 그곳에서 자라야 한다. 빈곤의 악순환. 에반스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부수는 열쇠가 바로 빛이라고 생각했다. 그 길로 직접 태양열 전등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3년 동안 나이로비 빈민가를 돌아다니며 전달했다. 에반스의 전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밤에 새로운 빛이 생기게 된 것이다.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닿기를...
태양열 전등 하나의 제작비는 20달러. 빈민들이 치러야 할 전등의 대가는 없다.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에반스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전등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 한 끼만 먹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오직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빨리 그가 만든 빛을 전하는 일이다.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에반스 와돈고와 처음으로 빛을 소유하게 된 사람들, 그 눈부신 이야기를 W가 함께한다.
<취재진> '러시아를 뒤덮은 백색공포, 스킨헤드' - 연출/ 유해진, 구성/ 전미진 '몽골 대재앙! 죽음의 혹한, 조드' - 연출/ 명순석, 구성/ 간민주 '희망의 빛을 전하는 남자, 에반스 와돈고' - 연출/ 이선미, 구성/ 이지원
홍 보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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