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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W] '죽은 강(江)의 복수', '마지막 원시의 위기, 동그리아 콘드족', '중국판 88만원 세대, 개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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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하나] 죽은 강(江)의 복수, 인도네시아 시타럼강의 비극

인도네시아에는 세계 8대 환경 재앙으로 손꼽히는 일명 ‘쓰레기 강’ 시타럼(Citarum River)이 있다. 한 때,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로 손꼽히던 이곳은 단 20년 만에 쓰레기 매립지를 능가하는 사상최악의 강으로 변해버린 것. 대도시의 생활쓰레기와 공장폐수, 온갖 배설물들이 여과없이 흐르는 죽음의 강, 시타럼 강의 처참한 실상을 가 취재했다.

강물 대신 오물이 흐르는 강,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인근을 흐르며 식수원을 공급하는 시타럼 강. 제작진은 강을 터전삼아 살아가는 작은 마을을 찾았다. 마을로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이상한 냄새. 강에 다다르자 눈앞에 펼쳐지는 참담한 광경이 두 눈을 의심케 했다. 맑은 강물 대신 흐르는 것은 갖가지 쓰레기가 뒤섞인 악취나는 흙탕물! 간밤에 내린 비에 불어난 강물은 플라스틱 용기부터 폐비닐, 두꺼운 솜이불에 고물 가전제품, 동물의 시체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오물들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강 곳곳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작은 나룻배에 위태롭게 몸을 실은 채 맨손으로 쓰레기를 건져내고 있었다.

강에서 쓰레기를 주워 살아가는 오기(12)와 오까(8) 형제. 온종일 썩은 물에 손을 담그지만 하루에 버는 돈은 고작 400~500원. 아빠없이 살아가는 형제의 엄마 ‘엉껌’씨는 아이들이 쓰레기 강으로 나가는 것이 싫지만 다른 수입원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강에 들어갈 때마다 가려움에 시달리고 곰팡이에 손발이 하얗게 변하면서도, 매일 강에서 쓰레기를 줍는 빈민촌 사람들. 그나마 우기에는 쓰레기가 많아 조금 낫다고 그들은 입을 모았다. 건기 때는 악취가 심해지는데다, 떠내려 오는 쓰레기가 없어 먹고살기 더 어렵다는 것. 쓰레기의 습격으로 위기를 맞았던 이들은, 이제 쓰레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형편이 됐다.

산업화의 꿈이 죽여버린 강, 그 무서운 복수의 시작

20년 전까지만 해도 벼농사와 고기잡이로 평화롭게 살아가던 시타럼의 사람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근처에 대규모 공장과 댐이 들어서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시간마다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 색깔이 달라져요”, “가끔씩 정부에서 시찰을 나오지만 소용없어요”,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따로 있지만 귀찮아서 그냥 강에 버려요”. 강의 오염으로 인해 시타럼 유역은 상수도마저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었다.

더러워진 강물을 생활용수로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우물과 지하수마저 오염되어 마시기 곤란한 상태. 그나마 형편이 좀 나은 사람들은 비싼 생수를 사 마시지만 그마저 없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설사를 유발하는 우물물을 먹는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쓰레기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또다시 강물에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었다. 강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카르타 시 인근 바다에 위치한 프라무카 섬에서, 최근 등껍질이 바깥으로 휘어버린 거북이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 산림청 관리자가 제작진에게 보여준 거북이는 심한 기형으로 인해 한발짝 내딛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어두운 시타럼의 오늘, 밝은 내일은 가능한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3대 강’ 중 하나가 되어버린 시타럼 강. 강물에 섞인 오물의 제거도 문제지만, 더 큰 난관은 사람들의 수질오염에 대한 인식변화다. 돈내기가 귀찮아서 아무런 거리낌없이 강물에 쓰레기를 내던지는 사람들을, 인도네시아 정부는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이제 쓰레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된 빈민촌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진흙보다 어두운 시타럼 강의 현실, 죽어가는 강물의 무서운 복수의 현장을, 이번 주 금요일 밤 와 함께 조명해본다.


[Zoom in 둘] 마지막 원시의 위기, 동그리아 콘드족

그 곳에 사람이 산다. 인도 오리사주의 남부 도시 라야가디를 채우는 장엄한 산, 니얌기리. 수려한 산세를 뽐내는 니얌기리에는 이 산을 어머니라 부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바로 인도 마지막 원시부족 동그리아 콘드! 외부와의 교류조차 쉽지 않은 깊은 산 속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원시, 그 생생한 현장이 에서 공개된다.

인도의 ‘나비족’, 동그리아 콘드족을 찾아서

인도 콜카타에서 차로 25시간을 달린 끝에 라야가디에 도착한 제작진. 하지만 마지막 원시로 가기 위해선 험한 산속을 12km 더 걸어야 했다. 쉬지 않고 4시간을 걸었을 때 마침내 마을이 나타났다. 형형색색의 머리핀과 꽃으로 뒤덮인 머리칼, 여러 개의 코걸이, 화려한 색의 천을 몸에 휘감은 사람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황찬란하게 치장한 그들은 온몸으로 원시의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바로 인도 마지막 원시부족, 동그리아 콘드다.

수백 년을 니얌기리 산 속에서 살아온 콘드족. 문명의 혜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식재료는 물론이오, 소소한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삶에 필요한 것들을 니얌기리의 대자연속에서 얻는다. W는 부족의 채집활동을 따라나섰다. 신발을 신고도 걷기 힘든 산길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따라 도착한 곳은 ‘모후아’라는 꽃이 피는 나무 앞. 콘드족은 모후아 꽃 열매를 따서 팔거나 술을 담가먹는다. 이들은 산속에서 작은 것이라도 얻을 때면 늘 곳곳에 차려놓은 제단에서 제를 올린다. 양의 피부터, 가축까지 제물로 받치며 니얌기리의 무한한 베풂에 감사를 표하는 것! “우리는 니얌기리에서 모든 것을 얻어요. 이 산은 우리에게 황금과 같고 이것 없이는 살 수 없어요.” 생활방식은 물론 언어까지 그들은 오직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현실 속의 <아바타>, 마지막 원시에 위기가 찾아오다

니얌기리를 어머니라 여기며 삶을 이어 온 콘드족. 그런데 최근, 이들의 삶을 뒤흔드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국제적 광산회사 베단타에서 니얌기리 개발을 시작한 것! 베단타는 보크사이트(알루미늄 원광) 채광을 위해 콘드족의 성산 니얌기리를 무자비하게 파헤치고 있다. 제련소 건설은 물론 산허리를 잘라 광물운반용 컨베이어 설치까지! 값비싼 광물을 차지하려는 기업과 삶을 위해 이를 막으려는 원시부족 동그리아 콘드! 영화 <아바타>의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천혜의 환경을 간직한 니얌기리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온 콘드족. 하지만 베단타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그들의 삶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였다. 수백 년 동안 오염이란 것을 모르고 살아온 이들. 니얌기리의 자연은 물론 자신들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충격적인 공장매연에 그들은 분노했다. “싸울 것이다. 절대로 우리 산을 주지 않을 거다. 왜냐면 이 산은 우리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산을 지키려는 콘드족의 의지는 굳건했다. 무자비한 자원개발은 그들을 야생을 뛰어넘어 도로에까지 서게 했다. 국제 NGO 단체와 함께 광산 건설현장을 찾아 길을 막으며 투쟁한 것이다. 그들의 강력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거대기업과의 싸움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카메론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것이다! “아바타 속 자원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를 도와주세요.” 어머니의 산 니얌기리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절박한 외침! 마지막 원시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니얌기리의 자연 속에서 삶과 전통의 모든 것을 이어온 동그리아 콘드족. 콘드족에게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들은 과연 니얌기리를 지킬 수 있을까. 인도의 마지막 원시 동그리아 콘드, 그 숨 막히는 원시의 삶을 에서 만나보자.

[Zoom In 셋] 중국판 88만원 세대, 개미족

중국 베이징의 북서쪽 하이덴구에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최첨단 소프트웨어파크가 있다. 중국 과학기술의 심장을 차지한 이 지역에는 그러나, 길 하나만 건너면 맞은편과는 정반대의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작고 낡은 블록들을 빈틈없이 채워놓은 듯한 이 엽기적인 공간은, 최근 중국에 새롭게 등장한 젊은 ‘개미족’들이 무리지어 살아가는 쪽방촌이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의 한켠에서 농민, 농민공, 해고노동자와 더불어 중국의 4대 소외계층으로 꼽히는 개미족! ‘중국의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그들의 고달픈 삶의 모습을 에서 들여다봤다.

쪽방촌으로 밀려난 개미족의 삶

‘개미족’이란 대학을 졸업한 뒤 비정규직, 파트타임 등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는 중국의 젊은층을 일컫는 말. 지능은 높지만 힘은 없고, 싼 집을 찾아 집단으로 거주하는 특징이 개미와 비슷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980년대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에 의해 태어나 ‘소(小)황제’라 불리며 유복하게 자라온 그들은 그러나 2010년, 취업난과 급등하는 집값으로 대학졸업장을 쥐고도 생계를 잇기 어려워졌다. 원래 작은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이곳 탕자링은 2006년부터 싼 집을 찾아 몰려든 개미족들 때문에 점차 쪽방촌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무려 5만명 이상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사람들이 끊이지 않자 임대수입에 재미를 붙인 이곳 주민들은 자투리땅까지 끌어들여 대충 벽을 치고 방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이곳의 약 80퍼센트가 무허가 건물! 골목길이 비좁아 지나가기도 힘들어 보였다.

한 쪽방 내부를 들여다본 제작진. 화장실조차 없는 8㎡(약 2평)의 좁은 단칸방은 마치 개미굴을 연상케 했다. 적게는 2명, 많게는 4명이 이 좁아터진 방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베이징에서 여기만큼 집값이 싼 곳이 없거든요. 이 쪽방촌은 내가 베이징에서 머물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 탕자링 쪽방 경력 올해로 3년째인 왕멍씨(27세). 간신히 일자리를 구했지만 2천 위안(약 33만원)의 월급으로는 다른 집을 구할 수 없어 아직도 월 300위안(약 5만원)짜리 쪽방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잔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어요.”

베이징의 명문대에서 IT 관련학과를 졸업한 펑페이씨 (25세)는 “대학 졸업 후 이렇게 잔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더 이상 신세질 수 없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은 텔레마케터. 일반 직장에 취직한 이전 졸업생들이 약 4천 위안(약 66만원)의 월급을 받아온 것에 비하면, 펑페이 씨가 한 달에 버는 돈은 그 3분의 2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적은 돈이라도 아끼기 위해 그는 회사까지는 무조건 걷고 외식도 자제하며, 가급적 집에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했다.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에서 이런 개미족이 탄생하게 된 이유는 뭘까. 가장 큰 배경은 폭발적인 대학생 증가에 의한 학력 인플레다. 한 해에만 6백만 가량의 졸업생이 쏟아지자 대학졸업장은 더 이상 무용지물이 됐다. 생계를 위해 저임금 일자리도 마다않고 일하다보니 농민공(저학력의 농촌 출신 도시근로자)의 임금 수준에 불과한 1천~2천 위안의 월급을 받는 개미족도 부지기수다.

쪽방촌의 위기, 개미족이 갈 곳은 어디인가

현재 중국 전체의 개미족은 100만 여명. 수도 베이징에는 최소 10만 명이 넘는 개미족이 살고 있다. 이 중 70%는 농촌 출신으로 현지 호구를 갖고 있지 않아, 취업 장애는 물론 최저 생활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최근 탕자링의 개미족들에게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 무허가 쪽방촌이 철거를 앞두고 있는 것! 베이징의 최후 변두리, 개미족의 유일한 보금자리가 되어온 탕자링마저 사라진다면 그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중국의 동력이자 미래인 개미족.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지, 이번 주 금요일 에서 함께 고민해본다.

홍 보 : 최수진
예약일시 2010-03-18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