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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층취재 <어느 건설사의 위험한 분양> 경상북도 경산 사동의 대동 다숲 아파트 건설 현장. 2009년 4월 입주 예정이던 이 아파트는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고 현재 공매에 넘어간 상태다. ‘한국형 친환경 아파트’를 짓는 비버 소장님 광고로도 유명했던 대동 건설이 시공과 시행을 모두 담당하고, 총 1,395세대 규모로 지어져 원어민 영어마을, 셀프 세차장, 야외 운동 시설 및 스포츠 센터가 들어설 것이라던 이곳은 당초 총 1200 세대의 분양 계약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중 980여 세대의 사람들은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분양금 환급도 거절당하고 중도금 대출 원금에 이자까지 떠안게 되었다.
▶ 협력사 임직원도 특별 할인 분양자도 모두 비정상 계약자? 대한주택보증에서 환급을 거절한 이유는 이들이 모두 ‘비정상 계약자’이기 때문이라는 것. 문제는 경산 사동 대동 다숲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브로커를 통해 차명 계약자를 만들어 불법 중도금 대출을 받아 공사 대금을 마련했다는 혐의로 대동그룹 곽정한 회장이 2008년 12월 검찰에 구속 기소되면서 불거졌다. 이로 인해 곽정한 회장은 2009년 12월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 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이다. 당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차명 계약 세대는 총 222명. 하지만 대한주택보증은 이들 외에 대동 및 협력사 임직원 명의의 세대와 특별 할인 분양을 받았다고 하는 세대 모두를 비정상 계약으로 간주하고 환급을 거절했다. 대한주택보증은 왜 이들 모두를 비정상 계약자라고 하는 것일까.
▶ 대한주택보증의 불분명한 판단 기준 2006년 9월 최초 분양 당시 계약했다는 정 모(38) 씨. 둘째를 가질 생각으로 온 가족이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여러 곳으로 발품을 팔며 알아보던 중 경산 대동 다숲으로 결정하고 모델하우스에 직접 가서 둘러 본 후 본인 명의로 계약했다. 2008년 12월까지 여섯 차례의 중도금도 모두 납부했다. 하지만 그 역시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분양금을 환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그가 대동건설의 협력사인 주방가구업체의 직원이었기 때문. 하지만 그가 다니던 회사는 분양 당시에는 대동건설과 납품 계약이 되어있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건설사 및 협력사 임직원, 특별 분양자 모두를 비정상 계약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대한주택보증이 대동 건설 및 협력업체 임직원인 수분양자 모두를 대물 혹은 차명 계약으로 보고 환급을 거절한 근거는 검찰 수사 기록과 대동 측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라고 한다. 하지만 경산 대동 다숲 아파트가 분양을 시작하기 전인 2006년 8월에 이미 대한주택보증은 대동건설이 임직원들에게 분양을 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취재 도중 드러났다. 대한민국 유일의 주택 보증 기관인 대한주택보증. 그 보증 절차와 이행 과정은 과연 얼마나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
▶ 건설업계의 관행 편법 분양, 넘쳐나는 미분양 아파트 사건의 발단이 된 경산 대동 다숲의 차명 계약 사건은 단지 여기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라고 한다. 속칭 ‘바지 분양’이라고 부르는 이 수법은 건설업계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던 관행이었다는 것. 실제로 얼마 전 포항에서도 건설사 남광토건이 전체 분양분의 40%이상인 128세대를 브로커를 통해 바지 분양자로 모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협력업체를 통한 분양률 높이기도 마찬가지이다. 공사 수주를 받아야 하는 협력업체의 입장에서는 건설사의 분양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고, 공사대금을 아파트 분양권으로 대신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2009년 12월 말 현재 국토해양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약 12만 3천 297호. 이 중에서도 지방이 차지하는 양은 9만 7천 630호이다. 건설사에서는 미분양 해소와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각종 분양 혜택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경산 대동 다숲의 분양 당시와 동일한 조건으로 분양을 진행 중인 곳도 적지 않다. 자금력이 부실한 건설회사가 부도날 경우 이런 사업장 모두가 제 2, 제 3의 대동 다숲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유일의 주택보증 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은 사업장 사고 발생 시 과연 얼마나 소비자를 보호해줄 수 있을까. 경산 대동 다숲 사건을 통해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현 상황의 근본 원인과 건설업계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편법 분양의 실태를 논의해본다.
기획 : 김환균 연출 : 김형윤 홍보 : 남궁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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