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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층취재 - ‘범죄 피해, 그 후’(가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살인, 방화, 강도, 강간, 유괴 등 5대 강력 범죄가 작년 한 해에만 26만 건으로 범죄로 인해 고통 받는 범죄피해자 수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등교 중이던 여덟 살 여자 아이를 납치하고 잔인하게 성폭행 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두순 사건’. 피해 아동은 생식기와 항문 등이 영구 손상된 채 평생 살아야 하는 고통을 짊어지게 되었고, 피해 아동을 돌봐야 하는 가족들 또한 범죄로 인한 ‘제 2의 피해자’가 되었다. 사회로부터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두 번 우는 범죄피해자들.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범죄피해자지원대책을 알아본다.
▶ 당신도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다. 경상북도 상주의 한 중학교 교사였던 A씨. 교단에 있어야 할 그가 지금은 ‘전신 마비’ 판정을 받고 일 년 째 병원에서 투병 중 이다. 귀가하던 길에 만난 10대 청소년 두 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지갑을 뺏긴, 이른바 ‘퍽치기’ 사건이 발단이었다. “걱정 마,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늘 주의하고 지키면 사고 안 일어나”라며 부인을 안심시키던 남편이었지만 그가 범죄피해자가 된 것이다. 지난 1년 간 병원비를 비롯해 가족이 교대로 간병을 하며 지출한 돈은 약 1억여 원. 가족은 수소문 끝에 국가로부터 구조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장해 1급 판정으로 국가에서 지급하는 600만원의 구조금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받은 지원금 800만원을 포함한 1400만원으로는 치료비조차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지난 9월, 술자리에서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휘두른 칼에 맞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또 다른 범죄피해자 B씨. 일주일 치료비만 1500만원. 파지 줍는 일을 하는 그의 어머니는 어려운 살림에 도저히 병원비를 충당할 방법이 없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이처럼 범죄피해를 당하더라도 그 대처 방법을 몰라 조기에 구제받지 못해 더 큰 피해를 당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전국범죄피해자연합회 이용우 회장은 “가해자에게 체포와 동시에 ‘미란다 원칙’을 고지는 것처럼 피해자와 가족에게도 국가와 민간단체로부터의 도움 및 구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고통스러운 삶은 계속 된다. 2008년 10월, 서울 논현동의 한 고시원. 범인이 불을 지른 뒤 도망치는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망자 6명, 부상자만 7명에 달하는 대형 참극이 벌어진 것이다. 칼에 찔려 내장이 쏟아질 정도의 치명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C 씨.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수면제 없이는 잠드는 것조차 힘들었던 C씨. 지난 1년은 그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집에 있으면 불안해요. 밀폐된 공간이니까 무슨 일이 생겨도 도망가기 힘들잖아요.” C씨는 강력 범죄 피해자들이 흔히 겪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올해 서른, 번듯한 직장에서 일을 하고 부모에게 효도도 하고 싶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1500만원에 이르는 막대한 병원치료비와 일 할 직장조차 내주지 않는 사회의 냉대 뿐 이었다. 그에게는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정신적 지원 또한 필요해 보였다. 2005년 경찰청에서 발간한 < 범죄피해자 보호매뉴얼>에는 강력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피해자심리 전문요원(CARE팀)의 역할이 자세히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5개 지방청에 각 2명의 전문요원만이 배치되는 등 인력 부족과 홍보 부족으로 인해 피해자 지원이 총체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장해 1급 구조금이 고작 600만원?! 헌법 제 30조에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고, 이에 따라 1987년 범죄피해자구조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본인의 고의나 과실 없이 타인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입은 국민이 가해자에게서 충분한 피해보상을 받지 못했을 때 국가에 일정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그러나 문제는 예산이 적고 홍보도 잘 되지 않아 실제 지급 실적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구조금 지급 건수는 2007년 169건, 2008년 152건에 그친다. 지난해까지 유족구조금은 최고 1000만원, 범죄로 장해를 입은 경우에는 두 눈을 실명하거나 두 팔을 팔꿈치 위로 잃거나 두 다리를 무릎 위로 잃을 경우(장해 1급) 최고 600만원을 지급하는 등 까다로운 기준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20일 정부는 구조금액을 3000만원으로 올리고 장해기준도 다소 낮췄다. 그러나 사망 시 최고 1억원을 지급하는 미국, 5억을 지급하는 일본 등에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지난 달 21일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연간 1조 5천억원에 달하는 벌금 수납액의 5% 이상을 재원으로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안’을 발의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의무가 있는 만큼 범죄 피해자를 도와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두 번 우는 범죄피해자들, 그들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도록 개선되어야 부분은 무엇인지 < PD수첩>에서 취재했다.
▶ ‘생생이슈’ - 친일인명사전 발간 논란
2009년 11월 8일. 친일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는 착수 8년 만에 4383명의 친일인사의 명단과 행적을 담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다. 하지만 이 책의 발간을 두고 사회적 논란과 이의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을사조약 직후 ‘시일야방송대곡’을 썼던 위암 장지연의 등재가 알려지면서 유가족과 관련 단체가 게제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였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혈서까지 쓰며 만주국 군관으로 지원했다는 내용의 옛 신문기사를 공개하며 ‘친일인명사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윤경로(편찬위 위원장) - “혈서까지 쓰면서 만주군관학교에 장교로 갔다고 하는 것이 증거가 명명백백하게 나오지 않습니까, 이건 역사화 해야죠. 사실은 사실대로 역사화하자는 겁니다.” - 박진흠 변호사(박 전 대통령측) - “친일인사라는 건 일생을 두고 평가를 해야 하는데 단지 한 순간의 일부만 두고 평가하는 건 균형 잡힌 시각이 아니죠. 대단히 단편적인 것만 가지고 전체를 규정하려는거죠.”
역사는 냉철한 기록에서 출발하므로 꼭 필요한 일을 했다는 입장과 역사적인 문제를 일부 연구자들이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확대했다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 PD수첩은 이번 논란의 핵심을 살펴보고 착수 8년 만에 세상에 나온 ‘친일인명사전’은 무슨 내용을 싣고 있는지 취재했다.
기획 : 김환균 연출 : 이승준, 오행운 PD 홍보 : 남궁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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