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층취재 <행복을 배우는 작은 학교들>
명문대, 특목고 입학을 위해 저학년 때부터 입시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남보다 나은 내신성적을 위해 3~4학년씩 높은 수준의 선행학습을 하는 초등학생들.
사교육 시장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고,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은 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공간과 ‘행복’은 점점 거리가 멀어져가고 있는 요즘, 졸업생들이 입을 모아 “내 인생의 보물과 같은 곳”이라 얘기하는 학교가 있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도립공원에 위치한 남한산초등학교. 남한산의 아이들은 학교를 떠올리면 얼굴에 웃음부터 번진다. 여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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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함께하는 교육 공동체 선생님과 함께 아침 숲속을 거닐고,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들. 전교생이 다 같이 모여서 하는 다모임(전교 회의) 시간에는 학년과 상관없이 누구나 손을 번쩍 들고 이야기를 한다.
고민이 생기면 교장 선생님이 계신 상담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놀이기구 하나하나에 선생님들의 정성이 담겨있는 놀이터에서는 바닥에 철퍼덕 앉아 신나게 모래놀이를 한다. 즐거운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모여서 동아리 활동도 하고, 다른 학교에선 찾아보기 힘든 아빠모임도 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학교 운동장에 가서 ‘누구 없나’ 괜히 한 번 살펴보게 된다는 아빠들. 2000년 전교생 26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남한산 초등학교가 이러한 교육 공동체를 만들기까지의 교사와 학부모의 자발적인 노력,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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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선택, 그 즐거움
교사와 학부모는 남한산의 교육 성과로 가장 먼저 ‘아이의 자발성’을 꼽는다. 학교에 변화가 일어난지 9년. 졸업생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창 대입 준비에 바쁜 담양 한빛고등학교 3학년 김성은(19)양은 작은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결코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니었다며, 남한산초등학교에서 배운 것은 자신이 인생을 살아가며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얘기한다.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획일적이고 권위적인 학교 교육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김찬울(19)군.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친구들보다 1년 먼저 울산 과학기술대학교 입학한 그는 인류에 공헌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형제가 나란히 남한산초를 졸업한 강모세(17.안산 동산고)군과 강은석(14.성남 은행중)군. 사교육을 받지 않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친구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을 다니기 바쁘지만 은석이는 운동을 하고, 모세는 학교 밴드부에서 드럼 연습을 한다.
▶ 행복한 작은 학교를 만들어가는 움직임 교육과정과 내용을 변화시켜 행복한 작은 학교를 만드려는 움직임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양평 조현초, 완주 삼우초, 부산 금성초 등은 열의 있는 교사들의 노력으로 각각의 지역적 특색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남한산초등학교와 같은 학교들을 모델로 한 ‘전원학교’를 지정하여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혁신학교’를 추진 중이다. 교장공모제를 통해 부임해 혁신학교를 준비하는 성남 보평초등학교의 서길원 교장을 만나 도시 속 학교를 변화시킬 계획을 들어본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
에서 취재했다.
기획: 김환균
연출: 김형윤
홍보: 남궁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