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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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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베스트극장」제493화 <심심풀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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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집에 살면서 금슬까지 좋아 남부러울 것이 없지만 아이가
없어 고민하는 30대 부부. 부인은 옆집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꾸고,
남편은 아이를 갖기 위해 다른 여자와 두집살림을 차린다.
동상이몽을 꿈꾸는 부부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린 로맨스 코미디.


잘 가꿔진 정원이 있는 그림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정은과 민섭 부부는 남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커플이다. 이들에게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자식이 없다는 점. 그러나 이 또한 이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에게는 신혼과 같은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여겨질 만큼 서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출장이 잦은 직업을 가진 민섭은 이런 정은이 외로울까봐 깜짝 선물로 다이어리를 선물하고, 이 일기를 다양한 일상의 에피소드들로 가득 채워보라며 자상한 배려를 한다.

한편 이들의 옆집에는 형철의 부부가 이사온다. 우연히 운동하는 형철을 본 후 민섭과는 다른 모습에 잠시 그를 지켜보려는 순간, 형철의 아내 혜란의 악다구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의 처지를 알게 된다. 혜란은 알콜 중독에 걸려 형철과의 부부 사이가 원만할 리 없었던 것이다.

민섭이 선물한 다이어리에 하루 일과를 적던 정은은 형철의 부부싸움을 본 후 장난기가 발동한다. 형철이 정은의 집으로 찾아와 소란을 피운 것을 사과하고 가슴속의 괴로움을 토로하고 간 것처럼 상상의 일기를 써본 것이다. 가상의 형철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을 로맨스 소설처럼 멋지게 써내려가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정은은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하며 일기를 찢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이미 상상의 일기를 쓰는 재미에 푹 빠져 버린 정은은 이번에는 형철이 말상대가 필요하다며 정은을 찾아와, 그간 너무도 힘들었던 부부생활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고 정은과 같은 부인을 둔 민섭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꺼내놓는 이야기를 신나게 적어 내려간다.


한술 더 떠 장을 보러 간 마트에까지 자신을 쫓아와서 일부러 말을 걸고 짐을 들어주는 등 관심을 보이는 형철의 모습을 그려 써내려가기도 하고, 이미 정은에게 상상의 로맨스를 전개하는 일기쓰기는 삶의 큰 재미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를 전혀 알리 없는 남편 민섭에게 약간의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점점 수위를 높여가는 정은의 상상력은 결국 형철의 데이트 신청을 못이기는 척 받아들이는 내용을 떠올리기에 이른다. 같이 장을 보고,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고, 호수가를 산책하는 자신과 형철의 모습을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정은. 갑작스러운 형철의 입맞춤에 당황해 화를 내보지만 이내 아이처럼 풀이 죽은 형철의 모습에 그를 용서해주는 상상하다 실제 형철이 믹서기를 빌리러 들르는 바람에 당황하기도 한다.


결국 아이를 낳지 못하는 자신을 감싸주기만 하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과 고마움에 정은은 형철과의 이별을 일기장에 써보려 한다. 그러나 정은의 상상력은 오히려 비에 젖은채 자신을 끊임없이 기다리고 있는 형철과의 진한 키스씬으로 이어진다. 이 때 민섭이 귀가하고 정은은 당황한 와중에도 일기장 속의 로맨스를 이어간 채 일기장을 다용도실에 숨겨놓고서야 안심한다.

그러나 얼마 후 민섭은 우연히 다용도실에서 물건을 찾다가 정은의 일기를 보게 된다. 직접 정은에게 말을 하지는 않지만 민섭의 태도에서 싸늘함을 느끼고 정은은 불안해진다. 그러나 민섭은 끝내 일기장을 봤다는 사실을 감춘 채 적당히 정은을 안심시킨 후 출장을 가버린다. 그러나 정은은 가슴 뜨끔한 불안감을 느끼고도 상상의 로맨스를 쓰는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이미 정은의 무료한 일상에 상상의 일기는 가장 큰 삶의 원동력이자 재미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내버렸던 일기장을 다시 주워들고 형철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리는 자신을 그려내는 정은.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실제 형철과 너무도 다른 가상의 형철을 이렇게까지 내버리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던 얼마 후 형철의 부인 혜란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형사들이 조사를 하러 오고 형철이 알리바이가 없어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이웃인 정은에게도 이런저런 질문을 하지만 정은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러나 출장에서 돌아온 민섭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영문을 모르는 정은에게 당신의 일기를 봤다며 한숨을 내쉬는 민섭. 기가 막힌 정은은 그 일기가 그저 자신의 상상일 뿐 실제로 자신은 형철을 몇 번 본 일도 없다고 말하지만, 민섭은 믿으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정은을 이토록 외롭게 방치한 자신의 잘못이라며, 정은의 일기가 형철에게 알리바이가 될 수 있다고 일기를 공개할 것을 제안하는 민섭. 이미 형철을 만나고 오는 길이라는 민섭의 말에 정은은 억울할 따름이다. 결국 다음날 형사가 찾아오고 정은의 일기는 형철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증거로 압수된다. 그러나 이 일기는 상상의 내용이라는 정은의 주장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형철이 일기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는 황당한 소식이 들려올 따름이다.

정은의 억울함과 민섭에 대한 죄스러움이 교차되는 서먹한 분위기에서 형사가 다시 정은의 집을 찾는다. 뜻밖에도 살해현장에서 민섭의 지문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형철이 아내의 정부인 것을 알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며, 민섭의 당시 행적을 캐묻는 형사. 출장으로 대전에 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민섭은 말끝을 흐린다. 다행히 확실한 증거가 발견되어 형철이 살인범임이 밝혀지고, 민섭은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안도하는 민섭과 정은. 여전히 그 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100% 믿지 못하지만 민섭은 과거를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자며 정은을 다독인다.

그러나 정은이 일상의 안정으로 돌아오려는 순간, 형사가 다시 들이닥치고 형사는 한정숙이라는 여자가 혼인빙자간음죄로 민섭을 고소했다며 민섭을 긴급체포해 간다. 단지 아이가 갖고 싶어서 그간 출장이 아닌 두집살림을 하고 있었던 민섭. 멍하니 넋을 잃은 정은을 뒤로 한 채 아이를 안은 민섭의 행복한 모습이 겹쳐진다.
예약일시 2007-03-0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