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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를 도박과 환락의 도시로 만든 전설적인 마피아 보스 벅시 벤자민 시겔이라는 캐릭터를 소재로 한 갱스터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스타일리쉬 갱스터 무비 「벅시」는 역사적 사실보다는 벅시 시겔의 어두운 면과 사랑에 대한 집착을 담은 개인에 대한 영화다. 그는 남녀, 갱스터, 살인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가며 돈 자체보다는 사랑과 환상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결국 「벅시」는 아메리칸 드림을 쫓았던 한 환상가의 사랑과 삶의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워렌 비티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로맨스 영화는 물론이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샴푸」「레즈」 등의 작품을 통해 독특한 매력을 발했던 워렌 비티는 이 영화에서도 유혹적인 환상을 쫓는 라스베가스의 대부 '벅시' 벤자민 시겔 역을 능숙하게 소화해내며 그만의 숨겨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앙면성을 가진 시겔은 아내와 자식이 있는 한 가족의 가장으로, 매일 직장에 다니지만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 킬러이며,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간 큰 사람이자,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벅시」는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갱스터 영화들과 같이 마피아의 사업과 생활상을 담고 있지만 레빈슨 감독은 보다 다양한 범죄 조직층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또 하나, 두 감독이 이태리계 마피아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반해 배리 레빈슨 감독은 벅시 시겔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 캐릭터들을 유태인 마피아로 채워넣고 있다는 것도 색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 내용
벅시 시겔은 메이어 랜스키와 찰리 루치아노와 함께 뉴욕의 유흥가를 장악하고 있는 거부이자 처음 만난 여자와 호텔로 직행하기도 하는 천하의 플레이보이. 그는 웨스트 코스트의 환락가를 통제하기 위해 뉴욕 교외의 대저택에 아내와 두 딸을 두고 로스엔젤레스로 온다. 그는 곧 대담함과 로맨스와 음모가 가득한 헐리우드의 현란함에 유혹당하게 되고, 금새 헐리우드의 미디어들이 다투어 보도하는 유명한 갱스터가 된다.
이때부터 마치 영화배우와도 같이 벅시 시겔의 전설적인 인생이 시작된다. 어릴 때 친구이지만 지금은 헐리우드의 인기 스타인 죠지 래프트와 영화 촬영 세트를 방문한 벅시는 자신의 동료 중 한 명의 여자 친구인 버지니아 힐(Virginia Hill)의 미모와 능수능란한 말솜씨에 매료되고 만다. '플라밍고'라는 별명을 가진 이 여배우에 대한 갈망에 사로잡힌 벅시는 도도하기만 한 버지니아를 끈질기게 설득,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버지니아가 벅시 못지않은, 아니 그보다 더한 불같은 성격을 지녀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한 사랑과 분노, 질투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게 된다.
무솔리니를 암살하여 2차 대전을 종식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매일 밤 연기 연습을 하며 자신의 스크린을 은밀히 즐기기도 하는 이상주의자인 벅시는 드디어 자신의 연인을 위해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플라밍고라는 호텔을 라스베가스의 사막 한가운데 짓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동료 살인 혐의로 벅시는 기소되고, 공사를 전담하게 된 버지니아는 막대한 돈을 몰래 챙긴다. 벅시는 곧 풀려나지만 엄청난 공사비로 인해 자금 압박은 가중되고 불안해진 그의 동료들은 대책 마련에 전정긍긍, 결국은 극비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한편 버지니아의 계획을 알아챈 벅시는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달라 간청할 뿐, 동료들 앞에서 부하를 죽이고, 사업상의 이유로 동료도 무참히 살해하는 잔인한 갱스터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녀를 위한 무모한 계획이 결국 그를 파멸로 몰아 갔음에도 불구하고. 억수같은 비로 엉망이 된 호텔의 개막식 날, 휴업을 선언하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온 그는 동료들의 손에 살해되고 그가 보던 스크린의 벅시에게도 총알은 관통되고 그와 함께 최후를 맞이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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