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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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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MBC 캐스터들의 출사표 최창섭· 임주완 ·이윤철 ·김창옥·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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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월드컵 중계방송에 한국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두 스타 차범근 ·김주성 해설위원과 더불어 최창섭·임주완·이윤철·김창옥·김성주 캐스터를 일선에 내세워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진행할 예정이다. 대회 중 치러질 64경기를 중계할 명캐스터들의 출사표를 소개한다.

* 최창섭 캐스터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곧 축구 잔치가 펼쳐진다. 잔치를 벌인 주인공은 바로 우리다. 우리 축구는 48년 전 스위스 잔치에 초대받아 갔다가 형편없는 대접을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9 대 0, 7 대 0. 하기야 전쟁을 치른 나라라는 것을 감안하면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했다. 그 후 맨땅의 효창 운동장 시대를 거쳐 동대문 운동장, 다시 잠실 종합 운동장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우리 축구도 일취 월장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제는 상암 구장 개장과 월드컵 축구 개최를 한국 축구 중흥의 발판으로 다지는 일만 남았다.

캐스터가 들뜬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비장한 각오로 임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캐스터의 중계 자세는 어떤 경기나 한결같아야 한다.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차린 잔치에 우리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월드컵 축구 첫 승리의 간절한 여망을 가슴속에 안고 마이크를 잡고 싶다.

“한국 축구, 드디어 월드컵 축구의 한을 풀었습니다. 여섯 번째 본선 무대에서 폴란드와 미국을 차례로 꺾고 남은 포르투갈전과 상관없이 16강 진입이 확정 됐습니다. 온 국민의 염원을 푼 것입니다. 내친 김에 쇠뿔도 뽑을 수 있도록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오는 6월 10일 미국전을 끝내고 이런 아나운스먼트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프로필
- 생년월일 : 1946. 11. 2
- 입사 : 1973. 9
- 진행 경력 : 「스포츠 중계」·「라디오 남북 한마당」 등

* 임주완 캐스터

세계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지구인의 축제, 세계 축구인들의 잔치인 월드컵을 다른 곳도 아닌 우리나라 땅에서 치를 수 있다는 이 감격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까요. 축구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지구촌 곳곳에서 이 한마당 축제를 위하여 인산 인해를 이루며 찾아올 때에는 저절로 군중 심리에 휩싸이게 마련일 것인데, 하물며 축구 중계 하나에 몸바쳐 반평생을 살아온 저에게는 오죽하겠습니까? 저는 참으로 행운아입니다.

1986년 우리나라도 드디어 아시안 게임을 개최하게 되었던 때 저는 축구와 탁구 두 종목에서 중계를 담당했습니다. 그때 탁구에선 사상 처음으로 남녀 팀이 난공 불락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리며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던 것을 기억하실 줄 믿습니다. 그날 저는 MBC와 KBS로 동시에 전국에 그 기쁨을 전달한 캐스터였습니다. 그리고 1988년, 우리 축구의 현주소를 확인하고‘힘의 축구’독일 축구의 진수를 직접 체험하게 된 현장에도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긍지와 자부심으로 꼽을 수 있는 많은 중계가 기억됩니다. 1990년 북경 아시안 게임, 1992년 바르셀로나, 1994년 미국 월드컵,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 등등….

이제 월드컵이 성큼 다가왔고, 우리는 다시 대접전을 앞둔 승부사처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멋진 중계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나운서가 될까 고심중입니다.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 프로필
- 생년월일 : 1946. 7. 14
- 입사 : 1973. 9
- 진행 경력 : 축구, 야구, 농구 등 각종 스포츠 중계
- 퇴사 : 97년
- ESPN 입사 : 2001년 현재 ESPN 국장

* 이윤철 캐스터

199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차범근 씨와 공동 진행한 <월드컵 2002>라는 축구 프로그램을 통해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소식을 생방송으로 전했던 나로서는 이제 코앞에 닥친 한일 월드컵이 색다른 감회로 다가온다. 당시로서는 공동 개최가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때엔 2002년이 까마득하게만 생각됐는데….

공을 상대 골문으로 넣기만 하면 되는 축구는 가장 원초적인 구기 종목이어서인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와 인구가 즐기며 열광하는 경기다. 따라서 캐스터의 중계도 가장 쉬울 것 같지만, 진정한 맛을 내기란 월드컵에서 16강 8강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지난하다. 경기의 성격에 따라 중계 전체의 톤과 흐름을 조정해야 하고 언제 해설자의 해설을 유도하며 시청취자의 흥미와 열정을 고조시킬 기법을 사용해야 하나 등등…. 여하튼 캐스터의 따라 중계의 맛이 천차만별이다. 자, 이 시점에선 우리 선수들도 온 국민도, 캐스터와 해설자도 파이팅뿐이다!

* 프로필
- 생년월일 : 1954. 3. 8
- 입사 : 1981. 11
- 진행 경력 : 「스포츠 뉴스」· 「한국 100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앗! 나의 실수」 등

* 김창옥 캐스터

1996년 5월 31일, 2002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가 결정되었다. 그로부터 6년, 멀게만 느껴지던 월드컵이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그것도 우리 마당에서 펼쳐지는 월드컵이다. 첫 월드컵 중계 방송을 앞두고 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경기장에서, 텔레비전 앞에서 경기를 지켜볼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선수와 시청자 가운데 서 있다. 나는 중계인 (中繼人)이고, 중개인(仲介人)이다. 경기 현장과 안방을 공간적으로 이어줄 뿐 아니라 선수와 시청자가 하나될 수 있도록 정서적 감정적 다리를 놓아야 한다.

좋은 중개자가 되기 위해 축구를, 그리고 월드컵을 목전에 둔 이 상황을 즐기기로 했다. 선수의 환희와 탄식을, 관중과 시청자의 열광과 비통을 같이 느끼며 기뻐하고 안타까워할 것이다. 한 발 물러서서가 아니라 선수, 시청자와 함께 말이다. 이번 월드컵이 축구를 진정으로 ‘즐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프로필
- 생년월일 : 1958. 8. 10
- 입사 : 1984. 12
- 진행 경력 : MBC 마감뉴스· MBC 뉴스· 축구 중계 등

* 김성주 캐스터

월드컵이라는 게 무언지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때 제가 신고 있던 운동화 상표도 ‘월드컵’이었던 것 같습니다. 동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축구라도 하게 되면 얼굴에 땀이 나기보다는 친구들의 움직임을 ‘중계’하느라 목이 먼저 쉬는 소년이 바로 저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당시 멕시코 월드컵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서독이라는 나라들을 알게 해주었고 마라도나와 플라티니라는 축구 스타를 기억하게 해주었습니다.

16년의 세월이 흐르고 ‘꿈의 무대’ 월드컵이 이제 한국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서른을 갓 넘은 청년이 기라성 같은 선배들 틈에서 축구 중계를 하게 됐습니다. 혼자서 군시렁거리는 수준이 아닌 ‘정식’ 중계를 말입니다. ‘이제 제대로 한번 해보겠구나’라는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이 느껴집니다.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월드컵 중계를 준비하면서 저는 차두리 선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꼭 국가 대표 주전이 아니더라도, 실력이 되든 안 되든 그는 반드시 월드컵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경기장에서 세계 수준이 어떤지를 배워야 할 새내기는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MBC를 대표해서 축구 현장을 지킬 생각입니다. 너그럽게 지켜봐 주십시오.

* 프로필
- 생년월일 : 1972. 10.10
- 입사 : 2000.1.1
- 진행 경력 : 스포츠 하이라이트, 주간 메이저리그 등
예약일시 2007-03-0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