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관리
PRESS RELEASE
내용 보기
제목 어버이날 특집 다큐멘터리「어머니」
내용
MBC가 5월 8일 저녁 7시 20분부터 방송하는 어버이날 특집 다큐멘터리「어머니」는 세 사람의 어머니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희귀병을 앓는 시인 아들과 헌신적인 어머니, 뇌졸중 어머니를 간병하는 신세대부부, 그리고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딸. 이들이 말하는 어머니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어머니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힘겨운 삶의 위안이 되기도 한다. 늘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잊고 사는 존재, 어머니. 우리는 어머니를 잃고 나서야 불효를 후회하고,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이들 세 어머니의 애틋한 이야기는 우리의 어머니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할 것이다.

세 사람이 말하는 나의 어머니

▶ 첫 번째 이야기 : 어머니가 떠난 후… / 이소순(31세, 인테리어디자이너)


느닷없이 오는 어머니와의 이별. 어머니가 떠난 후, 일상에서 새삼 깨닫는 어머니의 빈자리. 소순씨의 사연은 평범한 우리들이 느끼는 어머니 이야기이다.

이소순씨에게 5월 8일은 특별한 날이다. 3년 전, 5월 8일 어버이날 아침에 소순씨의 어머니는 그녀의 품안에서 돌아가셨다. 암선고를 받은지 꼭 4개월만이다. 어머니와의 이별은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왔다.

어머니에게 못되게만 굴었던 소순씨. 끝내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했는데 어머니는 그녀의 곁을 떠나버린 것이다. 이소순씨는 지금도 어머니가 자신을 "쌀쌀맞은 애"라고 생각할 거라며 속상해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순씨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단감을 산다. 그러나 집에 들어서면서 그녀는 슬퍼진다. 어디선가 불쑥 나와 반겨줄 것만 같은 어머니. 이젠 단감을 사와도 맛있게 먹어줄 어머니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는 것이 제일 후회된다는 소순씨는 지갑에서 작은 사진을 꺼낸다. 바로 어머니 사진이다. 이젠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희미해져 간다는 소순씨는 어머니 사진을 보면서 기어이 눈물을 쏟는다.

▶ 두 번째 이야기 : 어머니께 드리는 선물 / 박진식(35세, 시인)


돌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진식씨는 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 석화되어 가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25년째 투병생활 중인 그는 뼈만 앙상한 손과 발, 관절을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지만 얼굴만은 밝다. 그런 진식씨의 뒤에는 항상 어머니 조순(56세)씨가 계셨다.

전남 순창, 진식씨와 어머니 조순씨의 하루가 시작된다. 진식씨는 오랜만에 어머니에게 머리를 깍아 달라고 하고, 어머니는 돌처럼 굳어 빳빳해진 아들을 일으켜 세웠다. 그런 그의 모습이 마치 마네킨 같다. 어머니는 장승처럼 벽에 기대선 아들의 머리를 깍아주더니, 어디서 지팡이를 들고 오셨다. 예순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서른다섯의 아들을 업고 마당으로 나섰다. 머리를 감기기 위해서다. 머리를 깍고 감기고, 밥을 먹이고…. 그렇게 단순한 일상에서 어머니 조순씨는 25년동안 아들의 손과 발이 되어 살아오신 것이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태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몸이 굳기 시작한 박진식씨는 14살 되던 해부터 6년 동안 자리에 누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절망의 세월을 떨쳐버린 건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소변만에서라도 어머니를 해방시켜드리기 위해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6년 동안 누워만 지냈던 그가 일어서는 연습을 하는데는 꼬박 반년이 걸렸다. 그리고 한걸음 한걸음 밤낮으로 걷기연습을 했던 그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적도 수십번, 그렇게 그는 화장실을 갈 정도가 되었다.

요즘 몸이 좋지 않다는 진식씨. 자신에게 허락된 날이 많지 않다는 걸 느끼면서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많아졌다. 늘 어머니한테 받기만 해서 너무 죄송스러웠다며, 시를 써서 번 인세로 어머니께 난생 처음,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선물을 해드리는데….

▶ 세 번째 이야기 : 미친 며느리 / 강지은(28세), 이광용(32세) 부부

조건 없는 자식 사랑만 있는 건 아니다. 요즘 세상에 자식보다 어머니를 먼저 챙기는 신세대 부부의 어머니 간병기

인터넷에 미친 며느리 이야기가 화제다. 자칭 미친 며느리라는 28살의 2년차 주부 강지은씨는 뇌졸중으로 전신마비가 된 시어머니 김계순(56세)씨를 모시고 산다.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왼손과 입뿐인 시어머니는 툭하면 삐지고, 화가 나면 입을 앙 다문다. 지은씨는 그런 시어머니를 마치 아이 다루듯 한다. 정신연령이 4살 수준인 시어머니를 혼내고, 같이 싸우기도 하는 지은씨는 자신을 결코 착한 며느리가 아닌 미친 며느리라고 한다.

지은씨가 남편 이광용씨를 만난건 97년. 결혼 전 빨강머리의 신세대 아가씨였던 그녀를 보고 광용씨가 반했다. 화려한 외모가 아닌 그녀의 밝고 솔직한 성격이 좋았다는 남편 광용씨는 알고보면 더 불쌍하다. 그는 어머니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다.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쓰러지자 병간호에만 매달리게 되었다. 어머니 병수발 때문에 막노동에서부터 안 해 본 것이 없다는 그는 얼마 전 친지의 도움으로 조그마한 쌀가게를 열었다. 광용씨는 어머니가 목욕할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고 한다.

처음엔 원망도 많이 했던 광용씨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곁에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고 그의 가족이 똘똘 뭉쳐 열심히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한다. 이광용, 강지은 부부는 지난 1월 4일 태어난 아들 휘경이와 어머니까지 이제 아이가 둘이 되었다며 웃는다.
예약일시 2007-03-0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