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
이문열의 단편소설 「익명의 섬」을 <만다라>의 제작팀이 모여 영상화했다. 폐쇄된 집성촌에서 벌어지는 성적 해소와 철저히 소외된 한 인간의 심리를 다룬 영화로 성적 불만자와 성적 해소자 그리고 묵인자와의 묘한 심리적 갈등을 다루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1987년 인도에 수출되었다.
▶ 줄거리
교육 대학을 갓나온 수옥(정윤희 분)은 산간 벽촌의 조그마한 초등학교로 발령을 받고 부임해 온다. 좁다란 버스길 하나가 뚫려있을 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외딴 마을로 동족들만 모여 살고 있는 집성촌이다. 수옥은 동네 어귀에서 남루한 몰골의 바보 같은 거지 청년을 보고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같은 성씨끼리 모여 사는 이 마을에서 이방인이자 거지인 이 백치 청년은 깨철(안성기)이라 불리우고 있었으며 수수께끼 같은 존재이다. 깨철에게 호기심과 측은함을 느끼는 수옥에게 어느 날 깨철이 마을 어느 남자에게 두들겨 맞는 광경이 목격된다. 이유는 깨철이 사나이의 마누라와 정을 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깨철을 고자라 믿고 있었기 때문에 되려 사나이에게 비난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 무렵 수옥은 군복무 중인 약혼자가 찾아오겠다는 편지를 받게 된다. 수옥은 기쁨을 안고 역으로 마중 나가나 약혼자는 오지 않는다. 실의에 빠져 돌아오던 길에 폭우를 만나 물레방아간으로 비를 피해 들어간 수옥은 그곳에서 깨철을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옥은 깨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만다.
이일 이후 수옥은 깨철과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알게 된다. 결코 성불구자가 아닌 깨철은 마을 아낙네들의 성적 불만을 해소시켜주는 숨겨진 대상으로 유용했고 또 남자들은 아내의 부정을 외면, 그를 묵인하고 있던 것이다. 수옥은 깨철이 철저히 바보가 되어 익명성으로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수옥은 떠나던 날 새로 부임해온 여선생을 향해 빛나는 깨철의 안광을 다시 보게 된다. 수옥은 착잡한 회환을 남기며 이 야릇한 마을을 조용히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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