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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하지만 다소 모자란 시골처녀 옥희와 건달 봉수의 순수한 사랑 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에 대해 생각해 본다.
새까만 생머리를 찰랑거리고 큰 눈을 껌벅이는, 보기에는 어여쁜 스물넷 처녀지만 정신연령이 10살 붙박이로 멈춰버린 옥희는 효순네 집 식모로 십수년 째 살고있다. 그녀에게 있어 유일무이한 남자는 사춘기 시절부터 가슴뒤게했던 효순네 외동아들 성재다. 그런 오빠가 서울서 잠시 내려온다는 얘길 듣고 옥희는 아침부터 세수를 열두 번도 더 하고 거울을 닳도록 쳐다본다.
산수유 가득한 버스정류소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던 옥희는 버스에서 내리는 봉수와 마주친다. 동네 구멍가게 택조 아저씨네 아들 봉수는 옥희의 기억 속에 어릴 적 자신에게 초코파이를 물리도록 건네주었던 착한 소년이다. 맑은 눈망울로 봉수를 빤히 바라보는 옥희, 그러나 그런 옥희를 봉수는 알아보지 못한다. 양아치 생활만 수년째, 한 건해서 아버지 호강시켜준다면서 서울로 간지 한참만이었다. 큰 사고를 친 뒤, 한 동안만 조용히 숨어있으라는 보스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내려왔지만 왠지 모르는 불안감이 자꾸만 봉수의 뒤를 쫓는다.
봉수가 쳐다보는 짧은 순간 옥희는 도착하는 성재를 보고 달려간다. 서로를 알아본 성재와 봉수, 둘은 만나기만 하면 꼬이는 관계다. 옥희 때문에 심하게 싸웠던 유년의 기억에서부터…. 동네 중매쟁이 경자엄마는 성재가 떴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와 수다를 늘어놓는다. 몸이 한껏 부풀어 오른 옥희와 성재를 붙여놓지 말라며 은근히 옥희의 중매를 선다. 효순은 그런 걱정이 당치도 않다면서 옥희가 좀 모자라도 홀아비에게 시집 보낼 수는 없다며 딱 잘라 말한다. 그러나 옥희는 이미 성재에게서 남자를 느끼고 있었다. 성재는 몸이 커버린 이후로 장난삼아 자기 방으로 옥희를 불러 들이곤 했고 옥희는 아무런 저항 없이 성재의 장난을 받아주었다. 옥희의 첫남자가 성재라는 사실을 효순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효순은 그날밤에야 성재방에서 흘러나오는 옥희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봉수는 서울서 내려온 영태를 만나지만 좀 더 기다리라는 말이 수상하기만 하다. 보스의 명을 받고 한 일이 해결이 안되었다, 좀 더 숨어지내야 할 것 같다…. 복잡한 마음에 소주잔을 기울이던 봉수는 중년남자의 곁에서 술잔을 따르고 있는 건 옥희를 발견한다. 우악스럽게 옥희를 끌고나온 봉수, 늙은 홀아비를 보고 상황 파악이 다 된 봉수에게 옥희는 시집은 성재에게 갈 거라며 악을 쓴다. 봉수는 그런 옥희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너나 나나 꼬여도 참 더럽게 꼬인 인생이라고.
성재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서울에 있던 애인 지영까지 끌어들인다. 지영을 동원하여 효순을 설득시키려는 속셈으로. 옥희는 새빨간 스포츠카를 몰고 나타난 지영이 아침까지도 성재의 방에서 나오지 않은 걸 알고서야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낀다. 한편 아침 밥상 앞에서 옥희의 헛구역질을 본 효순은 기겁을 한다. 상황을 파악한 성재는 지영에게 들킬까봐 봉수를 들먹이며 옥희년 데리고 장난한 놈들이 한둘이냐며 발뺌한다. 옥희가 보이는 이상한 행동에 지영의 의심은 더해간다. 봉수 주위를 맴돌던 영태가 옥희를 강간하려는 일이 벌어지지만 옥희는 봉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이 날 두 사람은 늦게까지 함께 있게 된다. 성재는 옥희와 함께 있던 봉수에게 네 놈 수작이 뻔하다며 시비를 걸지만 옥희는 본능적으로 성재의 앞을 가로막고 봉수의 편을 든다. 봉수는 그날밤 아버지에게 이제 자기도 아버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며칠 뒤, 효순은 옥희를 끌고 산부인과로 향한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옥희. 같은 시간 서울서 보스를 만나 담판을 짓고 내려온 봉수. 멀리서 본 가게 앞에 서있던 택조는 멀리 가라는 손짓을 봉수에게 해준다. 봉수는 가게에 형사들이 들이닥친 사실을 알고 옥희에게로 달려간다. 주위에 잠복 중이던 형사들과 보스의 명령을 받고 온 영태는 이 사실을 알고 봉수를 쫓기 시작한다. 병원에서 채 깨어나지도 않은 옥희를 업고 나와 기차역으로 죽을힘을 향해 달려가는 봉수. 저 기차만 탈 수 있다면, 옥희랑 저 기차만 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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