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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주말 연속극 「그대를 알고부터」(박종 기획·연출, 정성주 극본) 가 4월 28일(일)부터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에 방송된다.
「여우와 솜사탕」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MBC 새 주말 연속극「그대를 알고부터」는 느림의 미학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사랑과 화해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투쟁 따위는 하지 않았는데도 복을 받는 꿈. 속도 중독증에 걸리지 않고 그냥 성품대로, 즐거운 느림보로 살았는데도 사랑과 행복을 얻는다는 줄거리로 엮어 나간다.
박종 기획·연출, 정성주 극본의 60분물 50부작으로 방송될 새 주말 연속극「그대를 알고부터」는 김혜자·류시원·최진실·김창완·이서진·박진희·박예진·한인수·이효춘·양희경 등이 출연한다. 계산속 없이 세속적 가치기준에 둔감한 어리숙한 숙맥 조남득(54.여) 역에 김혜자, 이 드라마의 話者로 명랑 솔직한 꾀순이 조선족 노처녀 이옥화(30) 역에 최진실, 스포츠 신문의 연예부 기자로 엘리트라 자부하지만 철없고 사치스러운 일류 브랜드 마니아 조기원(27.남) 역은 류시원이 맡아 줄거리를 끌어간다.
이외에도 엄마와 비슷한 숙맥 수준이지만 엄마보다는 현실감각이 있다고 자부하는 남득의 딸 김미진(22.여) 역에 박진희, 중대 사안이 발생하면 호통을 치는 걸로 역할이 끝나는 남득의 첫째 남동생 조남억(51.남) 역에 한인수, 욕심 많은 전형적 강남 아줌마 남억의 처 김영숙(49.여) 역에 이효춘, 남득의 둘째 동생으로 정형외과 의사 조남식(48.남) 역에 김창완, 할머니로부터 가업 승계, 세도가와의 결혼 등을 강요받는 오래된 부잣집 아들 강민석(25.남) 역에 이서진, 천박한 외부세계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부잣집 골수 친일파 민석의 할머니(80) 역에 김영옥, 등이 출연하여 극의 활력을 불어 넣어줄 예정이다.
새 주말 연속극「그대를 알고부터」의 기획 의도와 등장 인물 등은 다음과 같다.
▶ 기획 의도
- 가진 거라고는 자식뿐인 어떤 한국 여자가 '프롤레타리아란 말은 어원상 가진 것이 자식 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소리를 주워 듣고는 그 가차없이 엄중한 정의, 자신에게 딱 들어 맞는 말에 눈물이 났다고 한다. 누군들 그런 적막강산 신세가 되고 싶을 것인가. 울다 잠든 그 여자는 그날 밤 다음과 같은 꿈을 꾸었다는데.
- 간이 작아서 세상 뒤집어지는 건 바라지도 못하는 그녀와 그녀의 두 아이가 투쟁 따위 하지 않았는데도 복을 받는 꿈. 속도 중독증에 걸리지 않고 그냥 성품대로, 즐거운 느림보로 살았는데도 사랑과 행복을 얻는 꿈이었다.
- 꿈속에서 세상의 불공정한 게임판은 그들 세 식구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걷잡을 수 없이 교란되고 드디어는 그동안 이들에게 마구 상처를 입히며 저희끼리만 내달리던 소유욕의 화신들이 그녀의 '어리숙함'에 굴복한다.
- 그리하여 세상이 공멸의 무한궤도를 벗어나 공존의 질서로 재편성되더니, 프롤레타리아 엄마에게는 일과 착한 연인이 생기고, 만만디 아들에겐 돈과 명성을 좇아 떠났던 여자친구가 되돌아오며, 양보와 배려의 여왕인 딸에게는 캄캄하던 미래가 열리는 것이다.
- 이 드라마는 이런 꿈을 지나치게 황당무계한 부분은 빼고서라도 실화처럼 그려 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 등장 인물
* 조남득(54.여) - 김혜자
최윤이의 딸. 1947년생. 별명 '안나'여사. '앗! 나의 실수'라는 프로그램 이름을 잘못 알아듣고서 '안나의 실수? 안나가 누군데?' 물었던 덕분에 얻어진 별명이다. 아이들이 즉시 그 대사를 통신에 올려 사오정 시리즈에도 '안나'편이 수록되었다. 어머니 닮아 '이야기'를 좋아해서, 시집가는 대신 동네에 헌책방 하나 차려놓고 소설책이나 맘껏 보며 살겠다는 순진한 발상으로 큰 동생이 저먼저 장가가는데도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둘째 동생이 누이 젖히고 결혼할 수 없다고 밀어 대니까 그때는 어쩔 수가 없어 서른 하나에 결혼을 했다. 상대는 중동에서 일하는 미장공이었는데, 이상은 안맞지만, 착하고 건강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신랑과는 딱 두 달간의 신혼을 보냈을 뿐이다. 그 두달 동안에 그녀는 그에게서 자전거 타기를 배웠고 굳은 살 박힌 손과 선한 눈빛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임신하였다. 신랑은 1년 후를 기약하고 다시 일하러 떠났는데, 이듬해 봄, 신랑이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쌍둥이 남매를 조산한다. 사람이 그렇게 떠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도 머릿속이 휑해진다. 친구 남편이 말기암 진단 받아 죽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어머 좋겠다'고 말할 정도. 그런데 그건 그녀의 진심이다. 자신의 남편처럼 갑자기 죽지 않고, 남은 시간이나마 헤어질 준비하며 더욱 깊이 사랑할 시간이 주어졌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싶은 것이다. 원래부터 계산 속이 없던 그녀는 이후로 더욱더 세속적 가치기준에 둔감해지고 마냥 어리숙한 숙맥이 되었다. 남편의 보상금으로 서점을 차렸을 때에만 해도 신랑이 남겨준 이 선물을 근거삼아 궁핍하지 않게 살며 아이들 잘 키우리라 다짐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서점에 밀려 문 닫고, 전통찻집, 문방구점, 분식집 등 하는 것마다 다 망하기만 해서 지금은 신도시의 할인매장 계산원으로 일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임대아파트(친구의 대출에 담보로 들어 있는). 쌍둥이 아들 딸 이외의 다른 재산은 없다. 지난 달에 알량한 2백만원짜리 적금을 타서 아이들 등록금에 보탤 계획이다가, 아이들이 장학금을 받자 그 돈으로는 드라마 작가 교육원에 등록할까 생각 중이다. 남편과의 짧았던 결혼생활을 글로 써서 라디오 드라마 소재 공모에 냈다가 뽑힌 적이 있고 보니, 동생댁들이 비웃거나 말거나 극본 쓰는 법을 한번 배워 보고 싶은 것이다. 비웃음 당하는 것에는 이골이 나지 않았던가. 두 아이가 출세용 학문이 아닌 러시아문학(아들)과 노인복지학(딸) 전공인 것조차 주제 모른다고 비웃는 그들인데, 상관할 것 없다. 공상이지만, 작가가 되면 필명을 '조 안나'라고 할 생각. 그러나 작가 교육원에 등록하자마자 암 걸린 남편 대신 사업에 뛰어든 친구에게 보증 서준 것이 잘못되어, 옹색하나마 비바람 가려 주던 세 식구의 보금자리가 날아가고, 일자리도 날아가 큰 동생네 집으로 들어간다. 그냥 이대로 횡액도 횡재도 없이 살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었는데 동생네 더부살이라니. 게다가 그때부터 횡액인지 횡재인지 헷갈리는 대형사고가 마구 터진다.
아들의 여자 친구는 스타가 되고, 친정 질녀가 점찍은 남자는 자기 딸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나, 그 와중에 작가 교육원 강사(은퇴한 드라마 피디)가 프로포즈를 해오지 않나. 자기만 보면 혀를 차며 동정하던 뭇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데.
* 이옥화(30) - 최진실
이 드라마의 話者로, 명랑 솔직한 꾀순이. 돌발 상황에서도 머리가 멈칫하지 않고 계산이 착착 되는데,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에 선한 마음과 순정이 복받쳐 멜로 영화 같은 대사가 튀어나오곤 한다는 점. 하얼빈에서 대학 마치고 중국인 중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좀 하다가, 자본주의가 마지막으로 꽃피는 이 시대에 돈을 벌어야지 하는 결심으로 상해로 갔다. 한국의 무역업자들 통역을 해주면서 한국 진출의 기회를 엿보던 중, 한국 가수의 공연길에 취재 차 동행한 스포츠 신문 기자 조용훈을 만난다.
능숙한 통역으로 용훈의 취재에 큰 도움을 준 것이 계기가 되어 용훈 친구의 벤처기업을 소개받고, 지극히 합법적으로 한국 진출에 성공. 용훈이라는 남자가 연하인데다가 이상형인 장동건 타이프도 아니라서 연정은 별로 없었는데, 한국와서 외롭다 보니 종종 만나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강원도 봉평 출신이고 부모와 함께 살았던 곳은 각지의 조선족들이 모여 살던 하얼빈이라 말투가 완전히 혼합이다. 경상북도 충청북도 강원도 함경도 말이 어우러진 하얼빈 사투리.(맘놓고 아무렇게나 해도 됨) * 조기원(27.남) - 류시원
스포츠 신문의 연예부 기자. 병역 면제자라 동기들보다 사회 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스스로 대단한 엘리트라 자부하지만 실은 철이 없고 사치스럽다. 일류 브랜드 마니아. 여자도 그런 기준으로 취하려 하다보니 당연히 실속없는 1회성 데이트만 많다. 그러던 중 최고의 신부감으로 꼽히는 멋쟁이 아나운서에게 딱지를 맞자 기분이 몹시 울적하여 만만한 옥화를 불러내곤 한다. 조선족, 연상 그런 등등의 코드들이 부담없이 느껴져서 말이다. 함께 술을 먹다가 흑심이 동하면 우리 결혼하자는 말까지 마구 한다.
옥화가 언감생심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랴 싶은 것인데, 그러나 그것이 족쇄가 될 줄이야. 옥화는 절대 부담없는 여자가 아니고 언감생심도 감히 품는 실속파였던 것이다. 옥화와의 관계가 알려져 수렁에 빠지면서 용훈은 영원히 만만한 존재인 고모 남득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것은 더 치명적인 실수. 수렁은 점점 깊어진다.
* 김수진(22.남) - 김태현
남득의 쌍둥이 남매 중 위. 노어노문학과 2학년 마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동사무소에 배치되어 근무 중. 남의 말 잘 믿는 어머니와 누이동생 미진, 미진의 친구 봉숙 등 순진녀 트리오를 '믿거나 말거나 시리즈' 같은 걸로 속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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