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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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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베스트극장」제485화 <눈물보다 아름다운 유산>
내용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남겨진 자의 슬픔을 세 개의
에피소드로 엮은 옴니버스 드라마

첫 번째 에피소드 '핸드폰 액세서리'


영은(여, 20대 중반)이 죽었다. 그리고 영은이 죽은 뒤에도 시간이 흘러 봄이 왔지만 은성(여, 20대 중반)의 집 달력은 삭막한 한겨울의 풍경에 머물러 있다. 영은이 죽고 한 달 여의 시간동안 은성도 시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성적인 성격의 은성은 친구 하나 없이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때론 이러한 우울을 감당 못해 발작을 일으키는 등 자폐적 성향까지 다분한 은성 앞에 활달한 성격의 영은이 나타났다. 둘 사이가 점차 가까워짐에 따라 은성은 영은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호의적인 영은의 태도가 못마땅한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은성의 이런 마음을 알게 된 영은은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은성이 점차 부담스럽게 되고, 결국 은성에게 심한 상처를 주고 떠나게 되는데…. 영은의 죽음으로 끝내 영은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은성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으로 점차 시들어간다.

두 번째 에피소드 '홍시'

잘 나가는 증권회사 과장이었던 갑수(男, 30대 후반)는 회사에서 명예퇴직당하고 백수로 전락한다. 살던 아파트에서도 쫓겨나고 아내에게도 이혼 당한 갑수는 노숙자로 생활하며 먹고 싶은 홍시 앞에서도 돈이 없어 침만 질질 흘린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 우편물을 찾으러 간 갑수는 고모에게 온 편지를 발견한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갑수는 재활용 옷을 뒤져 구두를 찾아 신고 귀향 길에 오르는데….

고향의 아버지는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자식이 온 것도 알아보지 못한다. 갑수는 답답한 마음에 정신을 잃은 아버지를 붙잡고 지금껏 자기에게 해준 게 뭐 있냐며 죽기 전 자기에게 물려줄 것은 없는지 잘 생각해보라고 따지지만, 아버지는 묵묵부답이고 턱을 내렸다 꺾었다 하는 괴상한 행동만을 반복할 뿐이다. 아버지의 해괴망측한 행동에 기가 질린 갑수는 생각에 잠긴 채 잠이 들고, 그 날 아버지는 갑수 옆에서 저 세상으로 떠난다.

아버지가 죽고 갑수는 심난한 마음에 아버지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본다. 누워서 방안의 이곳저곳을 보다가 아버지처럼 고개를, 턱을 움직여보는 갑수. 그곳에 작은 벽장이 보인다. 벽장에 든 상자엔 홍시가 담겨있고, 갑수는 홍시에 얽힌 아버지와의 애틋한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 어린 미소를 짓는다.

세 번째 에피소드 "자전거"

세 평 남짓 단칸방에서 부모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상규(男, 초등학교 4학년)는 생활비에 보태려고 신문 배달을 시작한다. 상규는 신문보급소에서 이제 막 사랑에 눈이 뜨기 시작한 경우(女, 초등학교 6학년)를 만나게 되고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춘기 열병과도 같은 사랑이 시작된다.

자신의 장래에는 관심도 없이 부부싸움을 밥 먹듯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는 경우에겐 동화 속의 아름다운 판타지를 꿈꾸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 난생 처음 받아본 비디오 가게 점원 규환의 친절에 소설 "소나기" 속의 슬픈 사랑을 꿈꾼다. 설레는 마음에 먼발치에서 규환을 몰래 훔쳐보는 경우, 상규는 왠지 모르게 경우의 이런 모습에 심술이 나고….

경우는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아프다는 핑계로 신문배달을 가지 않는다. 이런 경우의 의도를 모르는 상규는 행여나 경우의 환상이 진짜로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점차 불안해한다. 그렇게 경우 걱정에 빠져 보내길 며칠, 하교길에 그토록 갖고 싶었던 새 자전거가 자신의 집 마당에 놓여진 것을 목격한 상규는 '첫사랑에게 정말 비싼 선물을 해주고 죽을 거'라는 경우의 말을 떠올리며 황급히 집을 뛰쳐나간다.
예약일시 2007-03-0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