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관리
PRESS RELEASE
내용 보기
제목 「이제는 말할 수 있다」방송 50회 맞이해
내용
오는 2월 24일 일요일밤 11시 25분의 '북파공작원 - 조국은 우리를 버렸다'(연출 이규정)편으로 MBC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방송 50회를 맞는다.
강자와 승자에 의해 주도되어온 우리 현대사에서 은폐된 사실들을 추적해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을 표방하며 시작된 증언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방송 4년만에 드디어 50회에 이른 것이다. 3년 여에 걸쳐 방송되고 있는「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방송 50회가 갖는 의의는 적지 않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지난 99년 9월 '제주 4.3'(기획 김윤영, 연출 이채훈)을 방송함으로써 시작됐다. 이후 이 프로그램은 사전기획과 방영 그리고 일정 기간 '잠복'을 반복하며 방송되었다.
1999년에 9월부터 12월까지 13편 방송, 2000년 6월부터 10월까지 15 편 방송, 2001년 4월부터 8월까지 15편 방송, 그리고 2002년 올해 1월부터 15편 방송 기획 등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의 방송 사이클은 우리 방송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것으로,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완성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채택하는 독특한 제작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제작진은 이는 사전 자료조사와 연구 등 기획과 섭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5편 정도를 방송하고 나면 다음 방송분을 준비하는데 그만큼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 그래서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을 미니시리즈형 다큐멘터리라고 자칭한다고.


미니시리즈형 증언 다큐멘터리, 금기와 성역에 도전

이제는 MBC의 브랜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프로그램 면면은 고스란히 한국현대사의 파란과 굴곡을 보여준다. 1999년 방송 첫해(기획 김윤영)에는 '제주 4.3', '여수 14연대의 반란', '동백림 사건', '조봉암과 진보당', '인혁당 사건', '김형욱 실종 미스테리'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 현대사의 성역과 금기에 메스를 가했다.


15편으로 기획된 첫해의 프로그램 방영분에서 성사되지 못한 것은 고문경찰 이근안편과 정인숙 피살 사건 편. 이근안편의 경우 제작진이 추적하고 있던 도중에 이근안이 검거되는 바람에 불방되고 말았는데 당시 제작진은 그때까지 촬영한 테이프를 「PD수첩」에 넘겨주면서 아쉬움을 달랬다고 한다. 정인숙 사건의 경우 주요 증언자였던 정인숙의 오빠의 신상 문제로 취재가 되지 않았는데 제작진은 마침내 그 이듬해에 취재를 완결해 뜻을 이루었다.

첫해 방송분에 대한 각계의 호평에 부응해 MBC는 다시 2000년에 들어 2차 연도의 방송에 들어갔다. 2000년(기획 정길화)에는 '민족일보와 조용수', '전태일 분신', '정인숙 피살 사건' 등 박정희 시대에 대한 성찰과 '일급비밀! 미국의 세균전', '부산 미문화원방화사건', '94년 한반도 전쟁위기' 등 한국 현대사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대한 천착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해에는 6·15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표현의 공간과 영역이 이전보다 한결 유연해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제작진은 '연좌제', '고문' 등 냉전 이데올로기와 권위주의 시대에 누적되어온 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린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제기로 이어갔다.

방송 3차년인 2001년(기획 이채훈)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보도연맹', '반민특위' 등 우리 사회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시도하면서 '황태성 간첩사건', '전향공작', '도시산업선교회' 등을 통하여 한국 사회에 깊숙이 내면화된 레드 콤플렉스와 정면으로 마주보았다. 이중 '보도연맹'편은 6·25 직후 이루어진 문경 학살 현장에 대한 발굴을 통해서 당시의 참상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금강산댐'이나 '도시산업선교회'는 언론에 의해 왜곡된 내용을 다루면서 당시 방송의 행태에 대해서도 엄정한 성찰의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2002년 방송의 경우(기획 정길화)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성과를 발판으로 지난 3년간 다루어지지 않은(또는 못한) 소재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국가보안법', '김일성 항일투쟁의 진실', '도쿄전범재판'(방송예정), '황해도 신천 사건'(방송예정) 등은 이 프로그램의 영역을 한층 넓혀주는 것이다. 또한 '삼청교육대', '서울 미문화원 점거 사건'(방송예정), '김기설 유서대필 사건'(방송예정) 등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마침내 1980년대와 90년대를 본격적으로 말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다시 말해 2002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성역의 타파'와 '80, 90년대로의 이행'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박정희 시대 다룬 프로그램 19편으로 최다

50회까지의 방송분을 해당 시기를 놓고 분류해 보면 먼저 '해방공간과 정부 수립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비밀결사, 백의사', '제주 4.3', '반민특위, 승자와 패자', '여수 14연대 반란' 등 4편이 있고, '한국전쟁기'가 '보도연맹 1부, 2부'를 비롯, '노근리 사건의 진실', '6·25, 일본 참전의 비밀', '1급 비밀! 미국의 세균전' 등 6편이다. 또한 '이승만 정권기'가 '이승만을 제거하라-에버레디 플랜', '조봉암과 진보당' 등 2편이다. 즉 1945년 해방에서 1960년 초의 제1공화국까지가 11편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기는 '장도영과 5·16'을 비롯, '민족일보와 조용수', '박정희와 레드 콤플렉스-황태성 간첩사건', '인혁당 사건', '푸에블로 나포 사건', '실미도 특수부대', '땅에 묻은 스캔들, 정인숙 피살사건', '박정희와 핵개발', 'KT공작의 실체 -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실종 미스테리' 등 19편이나 된다. 박정희 기념관이 건립되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정희 시대를 다룬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제일 많다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또한 전두환 정권기의 경우는 '언론통폐합과 언론인강제해직', '마녀사냥-도시산업선교회', '어둠속의 외침-부산 미문화원방화사건' , '녹화사업의 희생자들', '200억톤 물폭탄, 금강산댐의 진실', '버려진 희생, 삼청교육대', '강요된 해방구-86년 건국대 사건' 등 9편이다. 김영삼 정권기의 아이템으로는 '94년 한반도 전쟁위기'가 유일하다. 이 프로그램이 계속될 경우 80년대 이후를 다루는 아이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억압적인 체제가 계속되는 것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누적된 이슈에 대한 통시적인 문제제기도 있었는데 이런 유형으로는 '또 하나의 분단, 재일동포', '분단의 너울, 연좌제' , '일본 커넥션 - 쿠데타 정권과 친한파', '고문, 끝나지 않은 전쟁', '국가보안법 1, 2부', '김일성 항일투쟁의 진실' 등을 들 수 있다.

방송대상, 삼성언론상, 앰네스티상 등 각종 수상 20여회
시청률 통산 7%대, 최고는 '정인숙 피살사건', '삼청교육대' 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학계와 여론 선도계층으로부터 비교적 호평을 받아왔는데 이는 지난 4년간 사내외 각종 상을 20여 개나 수상한 것에서 우선 입증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99년 방송분으로 삼성언론상, 통일언론상 특별상을, 2000년 방송분으로 민주언론상 대상, 경실련 좋은 프로그램상 본상, 방송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앰네스티 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그리고 2001년 방송분으로는 방송대상 작품상을 필두로 여성단체연합 평등,인권 방송 디딤돌상 본상, YWCA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 평화부문 으뜸상 등을 수상했고 피디연합회의 이 달의 피디상도 통산 3회에 걸쳐 수상했다. 전반적으로 제도권 상보다는 시민단체 등 이른바 '운동권' 상을 많이 받은 것이 눈에 띈다.

한편 시청률은 일요일밤 11시 25분경 방송되는 편성상의 이유에서인지(2001년에는 금요일 밤 9시 55분부터 방송),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99년에 평균 8%대(MSK 자료), 2000년에는 7%대, 2001년엔 6%대(이상 TNS 자료)를 보여 통산 평균 7%대를 나타냈다.

지금까지 방송된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2000년 10월 8일에 방송된 '땅에 묻은 스캔들, 정인숙 피살 사건'(연출 김동철)편으로 14.4%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올해 1월 27일에 방송된 '버려진 희생, 삼청교육대'(연출 채환규)편으로 13.6%. 그리고 역시 2002년 1월 20일에 방송된 '비밀결사, 백의사' 편으로 11.5%(연출 한홍석/이상 TNS)였다.

증언의 입체성 확보 과제, '언제나 말하는 방송' 지향해야…

증언 다큐멘터리를 표방하고 있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핵심은 증언자의 발굴과 접근. 「이제는...」에서 말하는 사람은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 그리고 연구자나 전문가들이다. 이중 역시 접근이 어려운 부류는 사건 당시 주요 정책의 결정권자나 집행자의 위치에 해당되는 이들.
예약일시 2007-03-07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