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네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린 영화 <은행나무침대>는 천년이라는 시공간을 두고 펼쳐지는 환상적이고도 애절한 러브환타지다.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게임의 법칙>의 시나리오 작가 강제규의 감독 데뷔작이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놀랄 만큼 뛰어나다.

▶ 줄거리
천 년 전, 궁중악사 종문과 공주 미단이 금지된 사랑을 나눈다. 이를 질투한 미단의 약혼자 황장군은 종문을 무참히 살해하고 미단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종문과 미단은 수 백년 후 두 그루 은행나무로 환생하지만 매로 환생한 황장군에 의해 또다시 파멸 당하고 만다.

현대의 서울, 화가 수현으로 환생한 종문은 애인인 외과의사 선영과 즐겁게 살아간다. 어느 날인가 이상한 꿈에 시달리던 수현은 노천시장에서 꿈에서 본 은행나무 침대를 발견하고 집에 들여놓는다.

은행나무 침대는 바로 미단의 영혼. 미단의 존재를 목격한 수현은 점차 자신의 전생과 미단과의 사랑을 기억해낸다. 수현은 선영과 미단의 혼령 사이에서 갈등하고, 또 다른 복수를 감행하려는 황장군이 이들을 쫓는다.

현세에서 잠시라도 종문을 바라보고 싶었던 미단공주는 종문을 찾아오지만 황장군은 이것을 참지 못하고 수현을 죽이려 한다. 그러나 그것을 보지 못하고 미단공주가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다행히 수현은 목숨을 건지지만 그로 인해 미단공주를 보호하던 사랑의 힘이 사라져 미단공주는 영영 수현의 앞에 나타날 수 없게 된다. 미단공주는 황장군에게 수현을 한 번만 만나게 해준다면 이후 황장군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여 황장군은 수현에게 미단공주를 보내지만 정해진 시간을 어겨 황장군을 화나게 만든다. 황장군이 수현을 죽이려 하자 선영은 은행나무침대에 불을 지르고 그 속에 황장군과 미단공주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