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MBC는 지난해 창사특집으로「가시고기」를 제작·방송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에도 죽음앞에서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묵직한 소재의 특집극 「소풍」을 제작, 12월 26일과 27일 이틀동안 방송한다.
창사 특집 드라마「소풍」은 중풍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40대 중년의 딸이 어느날 암선고를 받아 죽음을 앞에 두고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내용이다.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40대 여인이 어느날 느닷없이 '암'이라는 불청객을 만나 죽음을 준비하는 여자주인공 인혜는 지난 봄 창사 40주년 특별 기획 드라마 「길모퉁이」에서 치매에 걸린 중년 여인의 모습을 그렸던 고두심이 맡아 혼신의 연기를 쏟아냈다. 이처럼 「소풍」은 주제가 무거운 만큼 연기력있는 연기자들의 내밀한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데, 고두심·정혜선·정영숙의 연기파 빅3의 연기를 눈여겨 지켜볼 만하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조중현PD와 황성연 작가를 만나보았다.
인터뷰 - 연출가 조중현
▶「소풍」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생노병사라는 것은 인간사에 있어서 누구나 겪는 하나의 자연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머니의 죽음이라든지 딸의 죽음이라는 슬픈 상황을 슬프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인생사의 굴곡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굴곡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그리고 싶었다.
▶전체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이번 「소풍」은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어느 것보다도 중요시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캐스팅에서 무척이나 신경을 썼다. 그런 결과로 고두심·정혜선·정영숙 등 기라성 같은 배우자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고, 이들 연기자들의 역량이 이번 작품을 소화하는데 충분하여 정말 열연을 해 주었고 결과적으로 작품이 아주 만족할 수준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이들 연기자들이 가족간의 애정이라든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죽음을 앞두고 보여줄 수 있는 초연함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번 특집극 「소풍」을 제작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병에 걸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계절의 변화라든지 시간의 흐름 등을 자연스레 나타낼 수 있게 제작기간이 길었으면 좋겠는데 제작여건상 그렇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물론 나름대로 미술팀에서 수고를 해 주어 표현해 내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
▶시청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번 작품은 특집극이라는 특성상 높은 시청률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번 작품이 굉장히 슬픈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지 눈물샘만 자극하는 그러한 작품으로 인식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이번 작품은 슬픈 이야기이지만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에 가슴이 훈훈해지고 따뜻해지는 그러한 감동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중현 PD는 84년 MBC에 입사하여 89년 어린이 어린이 드라마 「스타탄생」으로 입봉하였다. 그 뒤 일일 드라마 「온달왕자들」, 미니시리즈 「별」, 「맨발로 뛰어라」, 「전원일기」(93년 12월 ~ 95년 8월), 「베스트 극장」등을 연출했다.
인터뷰 - 작가 황성연 ▶소풍을 쓰면서 부각하고 싶었던 점은?
흔히 드라마나 이야기 등에서 가족문제라든지 노인문제 등을 다룰 때 사람의 이기심을 위주로 다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드라마 소풍을 통해서는 노모를 모시지 못하는 것이 이러한 이기심이 아니라 자신도 모시고 싶지만 단지 여건이 안되어서 모시는 못하는 것뿐이라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적으로 접근하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싶었다. 나아가 이러한 공감을 통해 '가족의 따뜻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죽음을 통해서 가족의 의미를 부각하려고 했던 이유는?
늙고 병들면 어쩌면 귀찮아질 수도 있고 모시는 것이 성가실 수도 있지만 단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았다는 것을 부각하기 위해, 그리고 병든 부모라 하더라도 부모라는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무한한 아늑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딸의 죽음을 설정했다. 늙고 병든 어머니의 죽음이 아니라 딸의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자 했다.
▶완제품을 본 느낌은?
의도했던 바를 아주 잘 나타낸 것 같다. 연출가와 연기자 모두 극의 설정과 의도를 너무나 무리없이 잘 표현한 것 같다. 특히 고두심씨의 연기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어쩌면 저렇게 똑같이 표현을 할 수 있나 싶어 놀랄 정도였다. 모든 분들이 잘 표현해 주어 요즘 자극성 강한 TV프로들 속에서 몇 명이 보더라도 이들에게 적어도 '눈물 한 방울 정도의 감동'은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건축공학과 출신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인 황성연은 MBC와 KBS의 드라마 공모에 당선되어 극작가로 데뷔하였다. 그후 MBC 베스트극장의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너를 보면 나는 잠이 와' 등을 통해 사람 심리의 정곡을 찌르는 작품을 선보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