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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만원으로 살아보라 (취재 : 한학수 PD)
*장관님, 당신은 26만원으로 살수 있습니까? 장애1급의 최옥란씨가 찬 아스팔트에 누웠다. 노점상을 포기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자를 선택하여 받은 최저생계비 26만원으로는 도저히 못살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은 고사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다는데…. 그런 최씨가 죽음을 각오하고 26만원을 들고 보건복지부 장관의 집으로 향하는 그녀의 사연을 들어본다.
*수급권자 되기 =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없는 사람에게는 더욱더 서러운 계절 2001년 겨울, 모두의 기대로 시작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두 번째 겨울을 맞는다. 그러나 까다로운 수급자 선정기준 중 부양의무자 기준 및 재산 기준에 덜미를 잡힌 사람들은 추운 겨울이 막막하기만 하다.
아들은 몇 년째 소식이 없고, 제 식구 먹고살기도 힘들다는 딸들에게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국도순 할머니, 아들은 B형 간염으로 전혀 일을 할수 없고, 자신도 허리디스크로 근근히 이삿짐 일을 하고 있다는 심선옥씨, 뇌사상태의 아들을 병간호하며 하루하루를 빚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세윤씨 가정. 이들은 모두 동사무소에 가서 수급자가 되기를 호소했지만 까다로운 수급자 선정기준은 그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하는데….
*떠난자와 남은자, 난곡의 마지막 겨울 마지막 달동네 난곡이 철거되고 사람들도 떠나가지만 노부모 모두 중풍으로 누워있는 엄월자씨는 여기를 떠나면 갈 데가 없다. 그녀도 수급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영구임대주택에도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 가난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복지국가 시작의 길. 그러나 까다로운 선정기준으로 탈락된 이들의 사연을 보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사각지대를 점검한다.
▶ 2001 겨울, 희망의 증거 (취재 : 오상광 PD)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돌봐드리다 이 세상 떠나는 것" -인공판막을 가진 정신지체장애 1급 장애인의 소원
12월 5일 '세계자원봉사자의 날' 행사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상을 받은 민종배씨는 8년 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탁노소에서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민종배씨가 일하는 탁노소는 치매와 중풍노인들을 돌볼 여건이 되지 않는 가정을 대신해 노인들을 돌보는 기관이다. 치매나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이어서 그들이 밥을 먹는 일부터 잠드는 일까지 어느 하나 수월한 일은 없다.
할아버지들의 변이 묻은 빨래들을 맨 손으로 빠는 그에게 "더럽지 않냐?"는 질문을 하자 할아버지, 할머니가 친아버지, 어머니 같아서 괜찮다는 대답을 한다. 그리고는 용변을 본 할아버지의 뒷처리를 하러 가는 민종배씨. 정상인에게도 힘든 이 일을 8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는 그는 선천적으로 정신지체 장애가 있고, 인공판막 기계를 넣는 대 수술을 한 환자이다.
*지체 장애인과 시각장애자로 구성된 봉사단체 어릴 때 소아마비로 두 발을 잃은 김영돈씨도 10년째 이 복지관에서 노인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도장 가게를 하면서 어렵게 살림을 꾸려나가는 그는 '일심회'라는 자원봉사단체를 조직해 노인들의 노인잔치를 열고 고아원을 돕고 있다.
이 '일심회'의 구성원은 모두 다 자기 몸 하나 돌보기도 빠듯한 지체 장애인 5명과 시각장애자 1명 그리고 이들을 보조하는 정상인 한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의 한 복지관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는 8000여명 민종배씨와 김영돈씨가 자원봉사 하는 복지관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수만 해도 8000여명. 꾸준히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유독 장애인이 많다. 이들은 아직 사회보장 제도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제도의 힘이 미치지 않는 부분을 사랑으로 채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몸으로 돕는 봉사 현장을 통해 2001년 겨울,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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