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12월 18일(금) 오후 3시 20분
부모가 자녀에게 매를 들 수 있는 근거로 여겨져 왔던 민법상 징계권(제 915조)을 삭제하는 민법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1958년 제정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던 민법 제 915조가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징계권이 삭제되면 앞으로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그리고 체벌 없이 자녀를 성공적으로 잘 키워낼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
오늘 18일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에서는 민법 제 915조 ‘자녀징계권’ 삭제를 둘러싼 논란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사랑의 매가 엄연히 불법임을 선언한 스웨덴 등 아동복지 선진국을 통해 긍정적 훈육의 가능성과 조건을 모색해본다.
- 평생의 상처를 남기는 어릴적 체벌, 왜 사라지지 않을까?
“아이가 거짓말을 해 훈육 차원에서 여행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
( 2020년 천안 가방 학대사건 가해자 경찰 진술 중 )
지난 6월, 천안에서 9살 아이가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 넘게 갇혀 있다가 끝내 숨진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가해자는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훈육 차원에서 한 행동이었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공분을 일으켰다. 가해자의 행동은 과연 ‘훈육을 위한 체벌’로 볼 수 있을까? 사건의 후유증은 심각했다. 숨진 아이의 동생은 부모의 지속적인 체벌과 학대로 여전히 마음속에 큰 상처를 품고 있었다. 전문가의 심리치료와 놀이치료를 통해 형제가 겪었던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았다.
부모의 빈번한 체벌로 인한 피해 사례는 주변에 너무 많다. 초등학생 때부터 체벌을 받아온 여고생 A양은 중학생 때 받은 체벌의 충격으로 외톨이로 지내며 자해까지 하다가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집을 나와 생활하고 있다. 전교 회장에 성적도 우수했던 B군은 부모의 단 한 번의 체벌에 자책감과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30대 여성 C씨는 어릴 때 받은 심한 체벌의 기억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지금도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 ‘사랑의 매도 불법’ 스웨덴과 프랑스의 변화 선언
세계 최초로 사랑의 매가 불법임을 선언한 나라는 아동복지 선진국 스웨덴이다. 1979년 법 제정 당시 무모한 실험이라는 비판이 잇달았지만 2020년 현재 그 길을 따르는 국가는 60개국에 이른다. 가정 내 자녀체벌 금지법이 시행된 후 40년이 지났고, 이 법의 영향을 받고 자란 세대들도 이제 부모가 되었다. 체벌금지법 도입은 스웨덴 부모의 양육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리고 당시 법안을 제정한 스웨덴 정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웠을까? 스웨덴의 용기 있는 실험, 자녀 체벌을 90% 이상 감소시키고 부모들의 인식을 변화시킨 스웨덴의 자녀체벌 금지법을 조명한다.
자유와 관용의 나라 프랑스, 그에 반한 엄격한 자녀 훈육을 고수해 온 프랑스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19년 EU 회원국 중 32번째, 전 세계 56번째로 체벌 금지국 선언에 동참했다. 사실 프랑스에선 부모의 자녀 체벌이 낯설지 않다. 체벌 반대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부모의 85%가 훈육을 위해 아이를 때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프랑스 부모들은 난폭한 충동을 엄히 다스려야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한다고 믿어왔다. 2019년 자녀 체벌금지법 도입 이후 훈육과 체벌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뜨겁다.
- 체벌 없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만나다!
9살, 7살 두 아이의 엄마인 김양희씨. 그는 과거 양육 스트레스에 사소한 일에도 첫째 아이를 체벌했다. 체벌하는 횟수가 늘어가고 강도가 점점 세지면서 자신이 학대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김 씨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은 독박 육아가 아닌 공동체를 꾸려 아이를 함께 키우는 부모들의 모임인 ‘건강한 공동체’이다. 이들은 수시로 모여 육아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나누며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부모들은 더 좋은 부모가 되는 법을 배워가고 아이들은 공동체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민법 제 915조가 개정되면 이제 우리는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 건강하고 안전한 훈육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과연 우리의 부모들은 과연 어떻게 변해야 할까? 오늘 18일 오후 3시 20분에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에서 체벌과 건강한 육아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