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매주 화요일 밤 10시 50분
어제(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당시 특수부 위증 교사에 대해 증인들의 엇갈린 주장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10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당시 한명숙 전 총리는 서울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였다. 선거를 약 6개월 앞두고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은 5만 달러를 한명숙 전 총리에게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진술을 계속해서 바꿨고, 결국 이 사건은 무죄로 판결 났다. 특수부의 강압 수사라는 비판 속에서 검찰은 한 건설사를 한명숙 전 총리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압수수색을 했다. 그러나 해당 건설사의 대표는 한만호는 검찰 조사에서와 달리 법정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어떠한 정치자금을 제공한 적이 없고, 피고인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한만호는 수감 기간 동안 1,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비망록을 작성했다. 비망록에서 그는 특수부 수사가 표적 수사, 조작 수사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검찰은 한만호의 비망록은 자신의 진술번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죄수였던 한만호가 검찰과 대적해 진술을 번복했던 점에 주목하고, 비망록에 감정이 실렸다는 점을 들어 비망록이 전반적으로 신뢰가 있다고 했다.
당시 한만호의 조사를 담당했던 검사는 중앙지검 특수부 신응석 검사로, 그는 검찰 특수부와 대검 수사 지원 과정을 거친 특수통으로 국회 패스트트랙 수사와 드루킹 댓글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제작진은 여러 차례 신 검사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검찰은 불리해지기 시작하자, 한만호의 증언이 거짓임을 증명해 줄 사람으로 그의 동료 죄수들을 증인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한만호와 동료 죄수는 법정에서 엇갈린 주장을 했다. 전문가들은 동료 죄수 김 씨의 주장이 핵심적인 질문에 벗어나려고 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거짓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했다.
검찰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던 김 씨에게는 나름에 이유가 있었다. 죄수복을 벗고 아이와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등 혜택을 받았고 그는 이를 ‘윈윈’이라고 표현했다. 김 씨에 이어 한만호의 동료 죄수인 최 씨 역시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그는 김 씨와 같은 주장을 했다. 그러나 최 씨는 지난 4월, 검찰로부터 위증 교사가 있었다며 법무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는 법정에서 ‘한은상’이라는 사람을 언급했다. ‘한은상’은 한만호의 동료 죄수들에게서 여러 차례 언급된 인물로, 한만호와 가까운 관계였다고 한다. 하지만 한은상은 증인석이 나오지 않았다.
제작진이 직접 만난 한은상은 2010년 당시 한만호가 검찰에 거짓 진술을 했는데 이를 번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은상은 당시 자신을 조사하던 검사에게 이 사실을 말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한만호가 진술을 번복했고 이때부터 특수부에서 한은상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은상이 자신의 말을 묵살했던 특수부에 대한 불신으로 검찰의 출정 요구를 거부하자 아들 명의의 주식거래를 문제 삼아 그의 아들을 소환했다고 한다. 아들이 볼모로 잡혀, 한은상은 검찰이 불러주는 대로 진술서를 작성하고, 증언을 연습했다고 한다. 그는 김 씨, 최 씨와 함께 연습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한은상은 아들을 미국을 보낸 뒤, 특수부의 출정 요구를 거부했고 결국 검찰은 그를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다. 위증 교사 의혹에 대검은 특수부가 한은상을 조사한 것은 한만호의 진술 번복을 함께 모의했기 때문이고, 그를 증인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이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증인이 따로 있었다. 증인X는 김 씨의 증언에 부합하는 내용의 진술서까지 작성했다. 증인석에 서기로 한 날, 그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어렵게 만난 증인X는 검찰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그는 진술서의 많은 부분을 검찰이 불러준 대로 썼다고 했다.
23차례 공판 끝에 1심 판사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단 4번의 공판으로 1심 판결을 뒤집었고, 대법원 역시 한만호의 검찰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확정했다. 그 사이, 한명숙 전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대가로 한만호는 2년 형을 선고받았다. 마지막으로 ‘PD수첩’은 증인의 진술이 검찰 특수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면 쉽게 넘어갈 사인이 아니라며 검찰 특수부가 스스로를 돌아볼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PD수첩’은 검찰 특별수사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2부작으로 방영한다. ‘검찰 특별수사 2부’는 오는 8일에 방송된다.
*문의 : 콘텐츠프로모션부 장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