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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개국한 TV 홈쇼핑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개척을 위해 시작된 홈쇼핑. 하지만 지난 3월, 6개 홈쇼핑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당했다. 납품업자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그 이유다. 큰 매출을 올리게 되면서 도입 취지가 변질된 홈쇼핑. 홈쇼핑의 기형적 유통구조로 인해 소비자는 물론 중소기업까지 피해를 받고 있다!
■ 절대 갑, 홈쇼핑! 피해자는 소비자와 중소기업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사업체의 99.9%에 달하지만 TV 홈쇼핑사는 올해 개국한 공영홈쇼핑을 제외하면 고작 6개 뿐. 사실상 독과점 체제로 운영되는 홈쇼핑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렇기 때문에 홈쇼핑에 납품하기 위해 원가를 낮추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말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더 큰 문제는 홈쇼핑의 수수료 배분 방식에 있다고 했다.
홈쇼핑사의 수수료 배분 방식은 정률제와 정액제 방식으로 나뉜다. 정률제는 말 그대로 판매액의 약25~35%를 홈쇼핑사에게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인데, 높은 수수료률 때문에 업체들은 큰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정액제의 경우 방송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인데 홈쇼핑사들이 추가로 정률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정률제보다 문제가 더 심각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쉬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홈쇼핑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서 아예 납품조차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슈퍼 갑 홈쇼핑사들 때문에 을 중의 을인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숨죽여 울고 있는 현실이다.
■ 중소기업의 무덤, TV 홈쇼핑! TV 홈쇼핑 입점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중소기업에서 MD에게 상품을 직접 제안하기에는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중개업자인 ‘벤더’를 통해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제작진이 만난 한 홈쇼핑 납품업자는 홈쇼핑사의 MD와 벤더 사이에 유착관계가 존재하며, 방송 편성을 위해 뒷돈이 거래되는 일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벤더 수수료 외에 홈쇼핑사에게 제공할 리베이트 비용까지 중소기업에서 모조리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홈쇼핑에 입점을 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계속된다. 그 중 하나는 모바일 주문 수수료에 대한 어려움이다. 모바일 수수료 같은 경우 홈쇼핑사에서 납품업체들에게 일반 수수료보다 약 10% 정도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때 홈쇼핑 방송에서 고객을 모바일 주문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 커진다. 제작진이 만난 한 홈쇼핑 납품업체 관계자는 결국 판매량이 많아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구두발주로 계약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해는 더 커진다. 납품업체들이 홈쇼핑사 MD의 말만 믿고 많은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가 방송 편성이 되지 않으면 수억 원 어치의 재고를 책임지게 된다.
이러한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을 개정해 홈쇼핑 사업자의 금지행위를 신설, 세부 기준을 규정한 시행령을 올해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은 실질적으로 가이드라인에 불과할 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의 피해는 언제든 다시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PD수첩]은 중소기업을 죽이는 홈쇼핑 유통구조의 불공정 행위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정부와 홈쇼핑사가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집중 취재했다.
기획 : 박상일 연출 : 조 준, 정재우 문의 :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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