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
<기획의도> “힘들다. 결혼 하지 말자.” “하더라도 애는 낳지 말자!” OECD 최악의 출산율을 기록한 대한민국엔 이유가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사회보장학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년 2명 중 1명은 애인이 있지만 결혼에 장애를 느끼고 있다. 결혼 자금과 주거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연애와 결혼, 출산, 내집 마련 같은 젊음의 빛나는 꿈의 목록에서 한두 개쯤 지우고 사는 건 흔한 일이다. 취업과 결혼 앞에서 좌절하는 젊음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젊음에 대한 사회의 책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화려한 젊음, 그러나 가난한 젊은이들 14년 연속 세계 최저출산국가라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그 달갑지 않은 기록은 젊음의 위기에서 시작된다. 막 피어나는 꽃처럼 인생의 황금기인 ‘젊음’은 지금 아슬아슬한 낭떠러지 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신세다. 이 시대 우리의 젊은이들이 너무나 가난하기 때문이다. 과중한 학자금 부담과 취업용 스펙 쌓기, 주거, 통신, 식비 등 감당하기 힘든 생존비용이 젊음을 가난으로 몰아넣고 있다. 젊음이란 언제인지 모를 먼 훗날을 위해 소모되는 시간일 뿐, 인생의 가장 화려한 이벤트인 연애와 결혼, 출산은 포기해야할 꿈에 불과하다. 여기에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의 포기를 더한 ‘오포세대’가, 이 시대의 젊음을 지칭하는 용어로 굳어져가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를 낳고 싶다고? 너 요즘 추세 모르니? <중식이 밴드>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강렬한 개성을 자랑하는 인디 밴드다. <중식이 밴드>의 멤버 4명의 나이는 우연히도 대한민국 남자들의 평균 초혼 연령인 32.2세. [MBC 다큐스페셜]이 추적한 <중식이 밴드>의 일상과 음악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삶을 유쾌한 표본처럼 보여준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쳐 밴드를 결성했지만, 꿈과 삶은 완전 별개다. 클럽을 돌며 공연을 하지만 그 대가는 무의미할 정도. 어느 클럽에선 한 달 공연 대가로 9천 원을 받은 적도 있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낸 관람료를 다른 밴드와 나누고 보니 그랬다. 멤버들은 연습과 공연 이외의 모든 시간을 생계를 위해 바쳐야 한다. 밴드의 리더 정중식씨는 지하철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전철이 운행을 멈추는 늦은 밤에야 시작되는 일. 지하철 천장을 뚫고 올라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복잡한 배관 사이를 기어 다니는 위험한 작업이다. 새벽 5시쯤 첫차를 타고 그는 퇴근을 한다. 밴드 활동을 하려면 힘들어도 밤에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중식씨는 말한다. 그의 열정은 겨우 그의 음악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도. 열정페이로는 결혼은 고사하고 여자 친구와 데이트조차 어렵다. 열정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이다.
●가난이 문으로 들어서면 사랑은 창밖으로 달아난다. 청년 실업률이 9.0%로 역대 최고로 치솟고, 취업자들도 5명 중 1명은 1년 이하 비정규직으로 시작한다. 젊은이들 중 연애하는 커플의 비율은 고작 30%. 청년세대의 팍팍한 현실과 불안정한 일자리는 청춘에게 사랑마저 포기하게 한다.
●빚에 저당 잡힌 젊음 한국 청년의 약 40%가 사회진출 전 평균 1564만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 과중한 부채는 사회 진출 이후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가난한 청춘들에게는 결혼과 출산은 물론 그 첫걸음인 연애조차 버거운 사치가 되어버린 것.
●우리 언제까지 연애만 해도 괜찮은 걸까? 연애 8년차 커플. 순수하고 꿈 많던 시절, 그들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올해로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아름(27)씨의 꿈은 하루빨리 안정된 직장을 찾아 결혼을 하는 것.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남자친구 지민(30)씨는 5년 동안 열심히 일한 결과, 대출받은 학자금과 원룸 전세 빚을 겨우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래된 연인과의 결혼을 생각할 때마다 좌절하고 만다. 요즘 평균 결혼 비용이 남성 8,078만 원, 여성 2,936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나날이 치솟는 집값은 거대한 장벽이 되어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연애만 8년째, 그들은 언제쯤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나라, 대한민국 저출산과 고령화의 늪에 빠진 일본은 1992년 이후 최대의 국가 위기를 맞았다. 작년에도 인구가 27만 명이 줄었다. 이대로 간다면 현재 1억 2,700만 명인 인구가 2060년이면 8,674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가 줄면서 도쿄시내에 버려진 빈집이 20만 채에 달하고 전국적으로는 820만 채에 이른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국가의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인구 방어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인구 위기의 근원도 장기 불황으로 인한 젊은층의 결혼 기피 풍조가 전사회적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평생 고용의 신화가 무너지면서 젊은이들 세 명 중 한 명은 비정규직으로 살아간다. 생계가 어려워진 젊은이들 사이에 연애와 결혼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문제는 결혼하지 않는 사회적 흐름이 하나의 문화처럼 고착화 될 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의 경우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가 일본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8년 이후 한국은 인구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마지막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젊음이란 아무렇게나 던져두어도 빛나는 시기. 그러나 오늘 우리의 젊음은 낭만이나 꿈과는 너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힘겹게 살고 있다. 열정만으로, 사랑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시대, 젊음이 무거운 짐처럼 삶을 누르는 시대,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너무 힘들어 아예 포기해버리고 마는 시대, 우리 시대의 젊음에게 희망은 없는 것인가? [MBC 다큐스페셜]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본다.
기획 : 김진만 연출 : 이정식 문의 : 김소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