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밀입국 루트를 가다'에서는 여수 밀항선에 승선한 사람들의 가족을 노혁진·이근행 두 프로듀서가 연길시 왕청현과 복건성 지역을 현장 취재했다.
노혁진 프로듀서는 연길시 왕청현 지역의 세 집을 방문, 남편을 밀항선에 태워보낸 가족을 직접 만났고, 그 지역 밀항 알선책도 만나 밀항 실태를 취재했다.
이근행 프로듀서는 여수 앞바다에서 사체로 발견된 한족 가운데 세 가족을 직접 취재했는데, 17의 젊은 청년의 어머니는 20일 동안 울고 있었고, 26살짜리 남편이 죽은 부인은 아직까지 남편이 살아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고 한다. 또한 유가족 가운데 한집은 취재를 가로막는가 하면 한국에서 고의적으로 죽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어서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한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려는 밀입국자들이 주로 출발하는 곳은 단동, 대련. 위해 등 중국 동부의 항구들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공해상으로 출발하는 배와 시간을 맞추기 위해 며칠씩 기다리기도 한다. 공해상까지 나가 고기잡이를 하는 안강만 어선을 이용하는 최근의 추세.
고기상자라고 표현되는 밀입국자들을 배에 싣고, 고기창고 등에 숨겨 버젓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많게는 10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실어나르기 위한 이들의 작전은 첩보전을 방불케한다.
중국에서 만난 여수사건의 생존자와 사망자 가족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위험한 줄은 몰랐다고 한다. 한국에 가고 싶어한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먼저 전화를 걸어온 쪽은 밀항을 알선하는 사람들! 그저 편하게 배를 타고 한국으로 갈 수 있다는 말에 불법인지 알면서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한국으로 떠나보냈다.
중국에선 1년 농사를 지어야 겨우 한국돈 15,000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나마 빚이라도 얻어 농사를 지으면 빚 갚기에도 모자라는 액수이다.
아들이 붙잡혔다는 소식에 빚쟁이들이 몰려와 수확해놓은 벼와 콩까지 거두어 가버렸다는 어느 생존자의 가족의 사연도 있다.
이근행 프로듀서는 "집집마다 한명씩 밀항을 타고 나가는 것 같다. 현지에 가보니 일명 '과부촌'도 있고, 돈을 폭발적으로 많이 벌어 부자가 된 일명 '폭발호'도 취재했다. 여수 앞바다 사건 이후 중국 국내 언론까지 통제가 심해 쫓기듯 취재했고 성격이 민감해서 도망다니며 촬영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우리나라가 아니더라도 현지 주민들은 끝없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밀항선은 출항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출 : 노혁진·이근행(789-3712-3)
조연출 : 최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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