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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이 본격적인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끊임없이 학업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7살 아이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인천 청량산에 있는 아주 특별한 ‘숲 유치원’의 이야기를 담은 ‘일곱살의 숲’을 방송한다.
대한민국 보편적인 일곱 살의 삶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스케줄을 이렇게 말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유치원에 다녀요.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오후 3시. 간식 먹고 태권도 학원엘 가요. 태권도가 끝나고 집에 오면 오후 5시. 이때부터는 스케줄이 날마다 달라요. 월요일에는 구몬수학 선생님, 화요일에는 윤선생 영어 선생님, 수요일에는 눈높이 선생님이 오세요. 국영수는 필수잖아요. 목요일에는 창의력 수업이 있어요. 21세기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창의력의 시대잖아요.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그리기 상장 밖에 없대요. 그래서 금요일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는 미술 학원에 다녀요. 미술이 끝나면 피아노 선생님이 오세요. 토요일 오전에는 뮤직줄넘기랑 축구가 있어요. 대입 막판에는 체력이 좌우한다잖아요” 어른을 초월하는 빠듯한 스케줄. 하지만 아이들은 이 빠듯한 스케줄에서 ‘행복’을 배우지 못한다.
2009년 여름, 인천 청량산에 특이한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아침 8시부터 12시 반까지 숲에서 놀고 또 노는 유치원, 바로 ‘숲 유치원’이다. 인천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운영하는 이 유치원은 북부지방 산림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청량산에 ‘천장도 벽도 지붕도 없는 유치원’을 만들었다.
이 유치원에는 교구나 교재도 없다. 비가 오면 우비에 장화를 신고, 눈이 오면 옷을 다섯 겹씩 껴입고 1년 365일 산에서 흙강아지가 되도록 놀고 노는 게 유치원 프로그램의 전부다. 보통 유치원에는 당연히 있는 ‘과학 영역’, ‘미술 영역’, ‘음악 영역’이 있을 리가 없다. 전인교육을 도모한다며 각 분야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선생님들도 없다. 나무와 흙과 바람과 햇빛이 있고, 같이 흙 파고 노는 선생님들이 있을 뿐이다. 소위 ‘인지중심’의 아동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 ‘미친 거 아냐?’라는 말을 들으면서 문을 연 첫 해, 당연히 신입생은 정원 미달사태였다. 그런데 불과 이년만인 2010년 가을, 입학지원일 사흘 전부터 원서를 내려고 줄을 서서 밤을 새는 부모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유치원에 입학하려고 아빠가 두 시간 출퇴근을 마다않고 인천까지 이사를 온 가족도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13년 2월 15일 숲 유치원을 졸업하는 일곱 살 아이들과 함께 보낸 지난 6개월의 기록이다.
아침 8시, 산 아래 대피소에 등원하는 아이들은 등산화 등산복 배낭차림이다. 늦가을까지는 모기 퇴치제, 선크림, 햇빛가림 모자가 필수품이고 추위가 시작되면 귀마개에 털모자 장갑이 필수품. 비 오는 날에는 우비를 입는다.
아이들이 모이면 목적지를 정한다. 청량산에는 ‘모험의 숲’, ‘곰곰이 숲’, ‘동심의 숲’ 등 아이들이 이름을 붙인 장소가 있고 아이들은 그날그날 이야기를 통해 어디를 갈지 결정한다. 목적지까지는 대개 어른 걸음으로 십오 분 거리.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한 시간 넘게 걸리기 십상이다. 사방 천지에 놀 거리, 볼 거리, 얘기할 거리가 넘치기 때문이다.
‘숲 유치원’ 아이들은 사시사철 손톱 밑에 흙 때가 꼬질꼬질하다. 겨울에는 콧물 질질 흘리고 여름에는 얼굴에 모기물린 자국이 사라질 날이 없다.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와 웃옷에 묻혀온 흙 때문에 계속 청소기를 돌려도 아이방과 욕실에는 흙이 늘 밟힌다. 아침 일곱 시부터 아이들 도시락을 싸고, 만날 산까지 데려다주고, 점심 먹기 전에 아이들을 찾아서 집에 데려와야 하는 엄마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말한다. 옷이 특별히 더러운 날은 아이가 특별히 더 재미있게 논 날이고, 어쩌다 옷이 덜 더러우면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걱정된다고.
교재도 없고 교구도 없는 유치원. 장난감이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모든 것을 만든다. 아이들은 직접 만든 놀이가 세상에서 제일제일 재미있고, 어른들이 하라는 놀이는 어딘지 불편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MBC 스페셜]은 다른 모든 것은 나중에 배워도 되고, 일곱 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는 것이고 놀이를 통해 자기를 만나고 지금 당장 행복을 온몸으로 배우라고 말하는 ‘숲 유치원’ 일곱 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별히 이 주제에 맞춰 제작진은 내레이션을 연기자 정은표와 그의 아들 정지웅에게 부탁했다. 두 사람은 ‘숲 유치원’의 이야기를 부자(父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정서와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좀 더 따뜻한 느낌을 전할 예정이다.
조금 특별한 일곱 살 아이들의 이야기와 ‘숲 유치원’을 담은 [MBC 스페셜]은 오는 2월 20일(수) 밤 8시 50분에 방송된다.
*문의: 홍보국 조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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