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
서해바다에 위치한 외딴 섬 가의도. 평균연령 75세의 어르신들만 거주하는 이곳이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5년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제 이름 석 자도 쓰기 힘들던 할머니들을 위한 한글교실이 열렸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업 시간도 전문 자격증을 가진 교사도 없지만, 부녀 회장님의 방송 한 번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경로당으로 모인다.
다 함께 공부를 시작한지 어느 덧 반년, 조금씩 틀이 잡혀가는 한글 교실을 위해 3명의 반장 후보가 나섰다. 할머니들의 한 표를 얻기 위한 반장 후보들의 뜨거운 선거운동현장. 가의도 한글학교, 반장 선거하는 그날!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 이 함께했다.
■ 선생님도 할머니, 학생도 할머니 가의도 한글교실
가의도 한글 교실의 선생님, 바로 이연식(62) 부녀회장이다. 전문 교사 자격증도, 화려한 경력도 없지만 가의도가 인정한 공식 선생님! 남편과의 사별 후 힘든 하루를 보내던 그녀에게 이제 유일한 삶의 낙이 되었다는 수업시간. 한 단어씩 쓰고 읽는 학생들을 보면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부녀회장님. 이름 석 자 쓰게 해주고 싶다던 시작과는 다르게 그녀에게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부녀회장 임기기간 3년 안에 꼭 이루고 싶다던 학생들의 명예졸업! 오늘도 그녀는 큰 꿈을 가지고 마을회관으로 향한다.
"우리 공부하시는 분들이 졸업장을 따서 품에 안겨주는 그 기쁨을 가졌으면 하고, 열심히 가르치려고 합니다. " 이연식 부녀회장님 INT
■ 칠십 평생 글 모르고 살아온 할머니들의 가슴 절절한 사연
할머니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한글 못 배운 게 내 평생 한이여” 육지에 나가서 버스 한 번 타기도, 먹고 싶은 음식을 사먹기도 힘들다는 가의도 할머니들.
한글을 배우고 처음으로 은행에서 본인 이름을 써봤다는 김옥수(84)할머니는 그 후 한글 공부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부녀회장님이 육지를 나가는 날은 항구만 쳐다보며 수업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할머니들. 필통에서 쏟아져 나오는 몽당연필과 쌓여가는 다 쓴 노트들은 웬만한 고3 수험생의 열정보다 뜨겁다.
“저는 너무 배우고는 싶은데 가르치는 선생님이 없어서 못 배운 게 너무 한이 됐어요. 늦었어도 이렇게 연필도 잡고 글씨를 쓴다는 게 너무 영광이에요“ 가의도리 장언희 할머니 INT
■ 고장난 벽시계는 멈춰있는데, 세월은 흘러만 가네
요즘 가의도리 할머니들이 가장 즐겨 부른다는 이 노래. 나훈아의 ‘고장난 벽시계’다. 글을 몰라 관광을 가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구경만 했다는 할머니들을 위해 부녀회장님이 선택한 곡. 가사에 받침도 적고 음역대도 높지 않아 따라 부르기 쉽다는 ‘고장난 벽시계’는 노랫말과 할머니들의 인생사가 절묘하게 들어맞는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직접 손으로 가사를 적으며 노래를 불러보는 부녀회장님의 정성은 가의도 할머니들에게 그 무엇보다도 값진 선물이다.
■ 동심으로 돌아간 만학도 할머니들의 반장선거
반장선거 당일! 가의도 경로당이 평소보다 시끌벅적하다. 3명의 반장후보 할머니는 자신만의 공약들을 내세우며 본인을 홍보하기 바쁘다. 손자에게 선물 받은 연필을 한 자루씩 나눠주기도 하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본인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국회의원 선거보다 긴장감 도는 가의도 한글학교, 반장선거하는 그날!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이 함께했다.
문의: 홍보국 강정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