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바다의 노래를 들어라’
*얼음대륙과 바다를 넘나드는 신비한 생명의 세계
남극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남극대륙을 둘러싼 연평균 영하 2도의 얼음장 같은 ‘남극해’가 남극의 첫 관문이다. 과거 선원들은 남극으로 가까워질수록 사나워지는 이 바다에 ‘울부짖는 남위 40도, 사나운 50도, 절규하는 60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이 거친 바다 속에 남극 생태계의 열쇠, ‘남극 크릴’이 살고 있다. 남극에서 가장 작은 크기 5cm의 남극크릴이 남극에 사는 모든 생명들을 먹여 살린다.
전세계 해표와 물개류의 반이 살고 있는 남극. 지구 반바퀴를 돌아 크릴을 먹으러 오는 바다 속의 모험왕, 혹등고래! 남극의 여름, 번식기를 맞이한 해양포유류들의 사랑과 전쟁이 펼쳐진다.
*남극을 향한 혹등고래의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엄마 혹등고래의 사랑
남극크릴이 풍부해지는 여름이 오면, 세상에서 가장 긴 거리를 여행하는 ‘바다 속 모험왕’, 혹등고래가 남극을 찾아온다. 그들은 먹이를 먹기 위해 1년 동안 약 25,000km를 헤엄친다. 골프공 크기만 한 250여개의 혹이 특징인 이 혹등고래는, 오직 남극의 여름, 3개월동안만 먹이를 먹을 수 있다. 혹등고래 한 마리가 남극에서 하루에 먹는 식사량은 약 2.5톤. 제작진은 남극에서 만난 고래의 뒤를 따라 남태평양에 위치한 ‘쿡 아일랜드’로 갔다.
고화질의 수중촬영을 통해 새끼 고래의 놀라운 성장과 어미의 모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어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길이 15m, 최대 30톤이 넘는 수컷 고래들이 바다를 박차고 뛰어오른다! 혹등고래의 신비함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최장 8시간까지 노래를 부르는 혹등고래 수컷!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려 퍼진다.
*전세계 해표의 반, 해양 포유류의 천국!
*번식기를 맞은 그들의 사랑과 전쟁!
사랑의 싸움은 육지에서도 계속된다. 삶의 대부분은 바다에서 보내는 남방코끼리해표. 이 해표는 오직 짝짓기와 출산을 할 때만 육지로 올라온다. 그리고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의 치열한 혈투가 시작된다. 이 거대한 수컷 해표의 몸무게는 무려 4톤, 키는 5m에 달한다.
남방코끼리 해표 수컷은 둘로 나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전자는 ‘마스터’라고 불리는데, 암컷을 적게는 20마리에서 많게는 백 마리까지 거느린다. 마스터는 최대 70일 동안 800번의 짝짓기를 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싸움에서 진 수컷은 총각으로 한 해를 지내야 한다. 평생 짝짓기 한 번 못하고 노총각으로 죽는 수컷도 수두룩하다. 결국 ‘못 가진 자’의 선택은 바로 도둑 짝짓기! 마스터의 눈치를 보며 암컷과의 짝짓기를 시도해야 하는 총각 코끼리 해표들. 과연 그들은 생애 최대의 난제, ‘번식’을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제껏 남극의 베일에 싸여있던 남극의 생태계. 남극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한다는 게잡이 해표부터 태어난 곳을 떠나지 않는다는 웨델해표, 남극의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와 강한 턱과 이빨로 펭귄을 사냥하는 표범해표까지! 남극 해양생태계의 비밀이 펼쳐진다.
*세계 최초 촬영, 혹등고래의 남극에서의 좌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과연 자살일까?
고래는 태초에 육지에서 살았다. 그의 지느러미뼈에는 발가락과 손가락이 퇴화된 흔적이 남아있다. 육지에 살던 고래가 바다에서 살게 되면서 그들은 ‘숨’에 대해 영원한 목마름을 가졌다. 터전은 바다지만, 물고기처럼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숨은 바깥에 나와 쉬는 것이다.
고래의 좌초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신비로 남아있다. 제작진은 남극해를 항해하던 중 상처 입은 혹등고래를 만났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꼬리짓을 마지막으로 혹등고래는 눈을 감았다. 아득한 옛날부터 내려져 오는 고래의 미스터리. 과연 그들의 좌초는 자살일까?
*남극의 바다를 피로 물들인 비극의 역사
남극은 언제부터 발견됐을까. 기원전, 고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쪽에 알려지지 않은 땅이 있다’고 말했다. 1775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남극의 사우스조지아 섬의 발견을 필두로 남극을 발견하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탐험가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19세기에서야 전설 속의 대륙, 남극이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남극의 발견’은 살육의 시작이었다. 탐험가들의 ‘수많은 물개가 있었다’는 기록에 따라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물개잡이 배가 남극으로 향했다. 당시 물개잡이 배의 횡포는 “바다의 3대 악당은 바로 해적, 노예선 선원, 그리고 물개잡이”라고 칭할 정도였다. 중국과 유럽에서의 물개모피의 수요에 따라 남극물개가 약 300만 마리가 죽임을 당했고, 곧이어 기름을 얻기 위해 코끼리해표가 약 100만 마리가 도살되었다. 결국 남극물개와 코끼리해표는 멸종 위기까지 이르렀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동물, 고래도 그들의 표적이 되었다. 1904년, 북극에서 더 이상 고래를 찾을 수 없던 포경선들이 남극으로 향했고 1985년, IWC (국제포경위원회)에서 남극해에서의 포경을 전면 금지할 때까지 고래는 약 150만 마리가 포획되었다. 남극바다는 고래의 노래 대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살육의 현장이 되었다. 지금도 남극에는 포경선과 포경기지의 흔적이 남아있다.
1904년, 남극에서 처음으로 포경마을이 들어섰던 사우스조지아 섬. 바다 곳곳에서 가라앉은 폐선과 버려진 포경마을에서 비극적인 남극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그러나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상업적 포경은 금지되었으나, 과학적 목적에 의한 포경은 허가되자, 포경업자들이 그 틈을 노렸다. 현재 전세계에서 포경으로 인해 죽어가는 고래만 매년 천 마리가 넘는다. 그 중 일본의 고래 포획량은 절반에 가깝다. 과연 남극의 비극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제껏 우리가 외면해왔던 남극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 그리고 살아남은 바다의 주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획 : 전연식
연출 : 김진만,김재영
홍보 : 남궁성우, 김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