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도쿄 신주쿠 한 빌딩 계단에서 피를 흘린 채 발견된 19세 청년, 고(故) 강훈. 친구에게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죽음에 대한 수많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찰은 단순 사고사로 결론 내렸다. 생때같은 아들이 죽은 지 1년 째되는 그날, 아버지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19살, 어린 아들의 거짓말 같은 죽음
1993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 힘겹게 살아온 부부에게 꿈과 희망이었던 첫째 아들 강훈. 애틀랜타의 명문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에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한 촉망받는 수재였다. 그렇지만 뉴욕에서의 생활비는 턱없이 비쌌고, 아들은 자신의 학비를 벌겠다며 해외 영어봉사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한국에 왔다. 그리고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비를 모으던 강훈군은 친구 2명과 함께 일본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도쿄 여행 첫 날, 친구들과 신주쿠에서 식사를 하던 중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한 강훈군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신주쿠 가부키초의 한 빌딩 비상계단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강훈군은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미국에서 일본으로 건너 온 부모님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그날 밤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앞날이 창창한 19살 어린 아들의 거짓말 같은 죽음. 아버지는 아들이 죽게 된 이유를 알기 위해 일본 경찰을 찾아 갔지만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단순사고사였다. 술에 취해 빌딩옥상으로 향하다 넘어져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것. 그렇지만 아버지는 단순사고사가 아닌 범죄사건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친구들과 헤어진 지 30분 후 강훈군이 발견된 빌딩 엘리베이터의 CCTV에는 강훈군과 두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강훈군은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제스처를 했고,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강훈군의 복부를 가격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었지만 일본 경찰은 두 사람에게 혐의를 두지 않았다. 또한 경찰의 주장대로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상처를 입었다기엔 계단 이 곳 저 곳엔 피가 묻기 힘든 위치까지 핏자국이 있었다. 이러한 의문점들을 토대로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아버지는 너무나 힘없는 약자였다.
아들이 죽은 지 1년되는 날, 일본으로 가다
재수사를 하겠다는 일본 경찰의 말을 믿고 미국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올해 7월 단순사고사로 결론 내렸다는 일본 외무성의 연락을 받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아버지는 재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아들의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던 워즈니악과 함께 일본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 워즈니악은 반년 넘게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받으며 강훈군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함께 해주었던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들의 유품인 디지털 카메라 속 사진을 보며 여행 행적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 사고가 난 빌딩에도 다시 들러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이 담긴 전단지도 돌려보지만, 일본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처음 아들을 병원에 이송해주었던 소방서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고, 아들을 위해 싸워줄 변호사가 나타났다.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꼭 밝히고 싶은 아버지. 아들이 죽은 지 1년 되는 그날, 일본에서 억울하게 죽은 아들을 위해 악전고투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날]에서 담아 봤다.
제 작 진 : 연출/ 이지은 글,구성/ 장은정
문 의 : 홍보국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