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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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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D수첩] 871회, 이스라엘에서는 무슨 일이 - 전 국정원 요원의 고백 -
내용
*  前 국가정보원 파견 외교관의 양심선언

“대한민국 외교관으로 해외에 살았다는 거 자체가 너무너무 창피했어요.국적을 포기하고 싶었어요.”    

전직 국가정보원 요원이 제작진을 찾아왔다. 20여년간 국정원에서 중동전문가로서 이라크 등 국제분쟁 지역에 근무해 왔다는 베테랑 요원, 황규한 씨(48). 4년 전, 황 씨는 주 이스라엘 대사관에 파견관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우연히 동료 직원의 비리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8개월 뒤, 황 씨는 갑자기 20년간 몸담았던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해임이란 중징계 처분을 당하게 된다. 도대체 이스라엘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공관 주택임차 계약을 둘러싼 이상한 ‘거래’
  

황 씨 부부가 이스라엘에 도착했을 당시, 그들이 살집은 이미 국정원 선배 직원인 이 모씨에 의해 계약이 끝난 상태였다. 텔아비브 중심가에 위치한 아파트로, 월 2500달러(약 300만원)에 3년간 거주한다는 것이 계약의 조건이었다. 월 2500달러는 당시 서기관급 외교관이 이스라엘에서 집을 구할 때 지원되는 최대 금액으로, 외교부 예산에서 나오는 국민의 세금이다. 당시 월 2500달러면 펜트하우스급 고급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은 지 20년이 넘는 이 아파트의 상태는 매우 낡고 허술했다. 황 씨의 아내는 집주인에게 계속해서 집수리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집주인으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되었다. 전임자 이 씨가 월 500달러를 주택보수비 명목으로 챙겨갔다는 것. 그렇게 이 씨가 가져간 돈은 매달 500달러씩 3년 치, 총 1만8천 달러였다. 당시 어떻게 이런 계약이 가능했던 것일까? PD수첩은 이스라엘 현지 취재를 통해 당시 계약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보았다. 제작진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텔아비브 아파트의 시세는 실제 계약서에 보고된 가격보다 훨씬 낮았으며, 계약서 내용 이외에 구두로 이뤄진 이면계약이 따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당시에 이 사건은 “한국 외교관의 횡령 비리”로 이스라엘 유력 경제지에 게재될 정도로 이스라엘 사회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고 한다. 5~6백명에 불과한 작은 교민사회에도 이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  내부고발의 대가는 해임?
  

선배의 횡령사실을 알게 된 황 씨는 이를 즉시 국정원 본부에 보고했다. 황 씨는 처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문제가 확산되지 않고 조용히 내부에서 처리되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국정원이 이 사건을 ‘이 씨가 나랏돈을 횡령한 사건’이 아니라 ‘이 씨가 황 씨에게 줘야 할 주택보수비를 주지 않아 발생한 개인적 분쟁’으로 처리하려 했다는 것이 황씨의 주장이다. 비리를 은폐하려는 국가기관에 실망한 황 씨는 결국 사직을 결심했고, 외교부는 한 달 뒤 현지 퇴직이 허가되었다는 공식전문을 보내왔다. 그러나 3개월 뒤, 상황은 갑자기 달라졌다. 국정원이 황 씨를 해임한 것이다. 지금까지 황 씨의 사직서를 수리한 적이 없었다는 게 국정원의 입장. 이후 황 씨는 공무원으로서 해직자란 불명예를 안은 채 3년 동안 재취업도 하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려야만 했다. 은 취재 중 입수한 문서들을 통해 당시 국정원이 황 씨의 사직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이를 두고 황 씨의 담당 변호사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징계유도사건”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년 넘는 법정 투쟁 끝에 최근 그는 해임취소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해임취소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들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에서는 이스라엘 재외공관에서 벌어진 내부고발 사건의 전말을 심층 취재했다.

기획: 김태현
연출: 오행운 / 서정문
글/구성: 이소영
취재:  김해연
홍보: 남궁성우
예약일시 2010-09-06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