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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아동 성범죄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지난 7일,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A양(8)이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돼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부산에서 여중생이 유린당한 '김길태 사건'이 있은 지 불과 100여일만의 일이다. 아동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과 정치권에서는 사후약방문 식으로 근절 대책을 쏟아냈지만, 이번 사건으로 성범죄자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간 제기된 아동성범죄 방지대책에 대해 직접 실태 점검에 나섰다.
의 조사 결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 성범죄자 신상공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1:1 전담 관리 확대, 아동안전지킴이집 제도는 아동성범죄 예방에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은 서울의 한 지역을 대상으로 인터넷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를 검색해봤다. 검색 결과, 그 지역에는 한명의 성범죄자도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의 조사 결과, 이 지역에는 범죄자가 10명이나 등록돼 있었고, 심지어는 100회 이상 동일 범죄를 저지를 사람도 있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 김수철, 조두순, 김길태 사건의 공통점 "요 근래 살인사건이 세 차례나 발생 했어요." "여기는 이런 사건이 계속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조건이 되어 있어요" A양 사건이 일어난 지역 주민의 증언이다. 이 지역은 다세대 노후주택이 즐비해 있는 곳으로 최근 강력범죄가 빈번히 발생할 만큼 우범지역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A양 사건이 일어났던 이 지역은 김길태의 범행지인 부산 덕포동과 마찬가지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급속히 슬럼화가 진행돼 흡사한 모습을 띄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다시금 이목을 끌고 있는 덕포동의 사건 현장, 덕포동의 약속된 안전은 100일이 지난 지금 이행되었을까. PD 수첩이 직접 찾아가 보았다.
? 아동성범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A양 사건은 벌건 대낮에, 그것도 학생 보호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학교 안에서 납치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발생했던 조두순 사건이나 김길태 사건과 매우 유사한 범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로 '대낮'에 '학교'나 '집' 근처에서 '홀로'있는 아동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취재 결과,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건 외에도 유사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었다. 이 만난 초등학교 3학년생 현주(가명)는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을 비운 사이 친구인 선미(가명)네 집에 놀러갔다가 변을 당했다. 아빠 친구라며 찾아온 낯선 남자가 아이들을 1시간동안 성추행한 것이다. 현주를 맡길 곳이 없어도,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해야 하는 현주네 부모님은 아이를 홀로 뒀다는 죄책감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얻었다. 사건 이후 현주의 부모님은 아이를 옆에서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치킨집 일도 접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계는 막막하기만 하다. 더 이상 학교나 집이 안전지대가 되어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나홀로 아동'에 대한 관리가 더욱 절실하기만 하다.
? 가난한 아이들이 더 위험하다 이와 관련해 에서는 서울시 한 초등학교의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의 하루'를 조사 해 아이들의 방과 후 돌봄 실태을 점검했다. 총 176명의 학생 중에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아동은 105명으로, 이 들 중에 하루 단 한 시간이라도 홀로 지내는 아동은 54명이었다. 맞벌이 가정의 51%에 달하는 수치다. 그 중 어떤 아이는 하루 최장 7시간까지 홀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언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은 학원에 다닐 형편도, 집에서 돌봐줄 사람도 없이 홀로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들은 가정형편 때문에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어도 일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저소득층 아동들, 사회의 양극화가 안전의 양극화, 치안의 양극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돌보기 위한 연간 아동복지예산은 GDP 대비 0.17%로, 아동 1인당 복지 지출비로 매년 4만 4천원 정도를 지원하는 셈이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2.3%의 1/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OECD 국가 중 아동복지예산이 가장 높은 프랑스가 한 해 아동 1인당 240만원 정도를 할애하는 데 비하면 매후 미흡하다. 진정 우리는 이 아이들을 제대로 지켜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나라인가. 제 860회 에서는 최근 발생한 아동성범죄들의 양상을 통해 강력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아동 실태와 함께 아동 돌봄 시스템의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기획 : 김태현 연출 : 유성은, 김동희 홍보 : 남궁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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